“성행위 전에 팔굽혀펴기를 제법 하면 순간 정력이 더 생긴다니까요. 좀 더 오래 할 수 있어요. 어떻습니까. 아무리 박사님이라도 그런 건 모르셨죠?”
그는 자신의 정력 강화비법을 필자로부터 인정받고자 했다.
“있을 수 있는 일이죠. 그런데 단순히 정력이 보충되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앗, 그게 운동으로 순간적으로 체력이 확 올라가서 그런 것 아니었습니까?”
사실 그런 습관이 성행위 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 청춘영화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간혹 등장한다. 여자친구가 샤워를 하러 들어가고, 그동안 기대 반 긴장 반 기다리던 젊은 남성이 마구 푸시업을 하는 장면이 그렇다. 감독도 배우도 미리 성지식이 있어 이런 장면을 찍었던 것은 아니다. 어쩌면 남성들의 본능적 습관인지 모른다. 영문도 모르면서 말이다. 또 어떤 남성들은 아침에 조기축구회를 다녀와서 성행위를 했더니 좀 더 오래 하고, 낮잠까지 한숨 자고 했더니 더 오래 하더라는 소리도 한다.
왜 그럴까? 이는 단순히 체력이 상승하거나 정력이 강해져서가 아니다. 사실 어깨 근육은 특히 몸과 마음의 긴장이 대표적으로 드러나는 근육이다. 대개 긴장하게 되면 어깨 근육부터 굳어진다. 성행위 전 푸시업을 하는 습관은 긴장된 어깨 근육을 오히려 더욱 긴장시켜서 반작용으로 일시적인 이완을 이끌 수 있다. 이완은 안정적인 성반응에 필수적 요소다. 특히 심신의 긴장은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발기를 줄이고 사정반응을 조기에 촉발한다. 반대로 이완은 부교감신경을 항진시켜 사정반응이 지연될 수 있다.
성행위 전 운동뿐 아니라 따뜻한 물에 목욕이나 샤워를 하거나, 낮잠을 자는 것도 각각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몸의 이완으로 안정적인 성반응에 도움이 된다. 아침 성행위 시에 성반응이 좀 더 안정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수면에 의해 피로가 풀리고 체력이 보충되어서 아침엔 발기가 더 잘되고 조루도 좀 줄어드는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은 수면에 따른 몸의 이완과 자율신경계의 안정반응 때문에 그렇다. 또한 상대적으로 여성상위 자세에서 좀 더 오래 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남성이 엎드린 자세보다 누운 자세일 때 몸의 전반적 긴장이 덜해서 성반응에 유리하다.
이런 내용은 성반응을 좀 더 안정적으로 이루기 위한 생활의 조그만 지혜 정도로 여겨야지 비법이라고 하기엔 지나치다. 또 각자의 이완이나 긴장의 정도에 따라 효력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성기능에서 많은 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은 힘이다. 강한 힘으로 성반응을 올리겠다고 힘을 주지만, 안정적인 성기능은 힘이 아니라 몸의 이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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