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의 연관 인자들

    100세 장수의 절대조건은 조기 사망하지 않는 것이다. 건강수명의 개념이 화두가 된 지금이지만 조기 사망의 덫을 피하지 못하면 부질없기 때문이다.
어릴 때에는 자살이나 사고 등이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이고, 나이가 들어서는 암이나 뇌심혈관계 질환이 자리를 차지한다.
그런데 조기 사망 중에서도 가장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죽음의 형태가 돌연사이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기를 전혀 주지 않고 순식간에 소중한 사람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40~50대 남성에서 최고의 돌연사율을 기록하고 있다. 진료실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돌연사의 위험 징조가 뭐냐고 묻는다.
필자가 구축한 ‘이런 사람은 돌연사할 확률이 높겠구나.’ 하는 돌연사 연관 인자는 다음과 같다.
● 남자 35인치, 여자 33인치 이상의 복부비만
●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 무리
●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이 같은 조건에 음주, 흡연, 운동부족이 겹쳐지면 그 위험성은 배가된다. 남성에서는 발기능력 저하가 추가되는데 음경해면체가 미세혈관의 가장 정교한 복합체이기 때문에 다른 기관보다 먼저 혈관의 이상소견을 나타낸다.
특히 필자가 요즘 주목하고 있는 조기사망 원인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다. 이 증상을 가진 남자 성인들이 과도한 음주 후 뇌심혈관계 발작의 불상사를 겪는 경우를 종종 봐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면 중 나타나는 이런 문제들은 건강검진센터가 아니라 집에서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도 명확한 돌연사 검진지표라고 일컫는다.
고지혈증이나 간염을 발견하는 것 못지않게 수면무호흡증이나 코골이를 발견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조기 사망을 막는 효율적인 방법이라 말하고 싶다.

수면무호흡증,
코골이로 조기사망 …왜?

   코골이는 수면의 질 저하로 연결되며 수면장애는 체온저하, 신체에너지의 소모 등을 야기하여 피곤, 집중력장애, 지남력장애, 행동장애는 물론 여러 정신장애까지 일으킨다. 나아가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높이고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나는 건강한 잠을 자고 있을까?’ 다른 사람과 잠을 자고 나면 꼭 물어보라. 자신의 잠버릇이 어떠한지. 이는 매우 중요한 체크 사항이다. 만약 잠을 잘 때 너무 많이 뒤척인다거나 코 고는 소리가 너무 크다거나, 입을 많이 벌리고 잔다고 하면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자신과 함께 잠을 잤던 이들이 이후 다시 같이 잠자길 꺼린다면 이는 당신의 건강에 적지 않은 문제가 생겼다는 반증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하라.
나쁜 잠버릇들은 대개 다이어트나 운동을 통해 극복할 수 있지만 그래도 교정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양질의 수면은 노화를 중지시키거나 되돌린다. 조금 더 신속하게 나쁜 잠버릇을 잡을 수만 있어도 많게는 10년의 수명 연장을 맛볼 수 있다.

조기사망 부추기는
나쁜 수면습관 교정법

   ▶ 코골이
코 고는 소리가 너무 큰 것도 문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비만, 노화, 음주, 근육긴장도를 떨어뜨리는 약물, 커진 아데노이드(코 안의 인두편도), 아래턱의 저성장 등이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비만 때문에 기도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심한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의 전조증상이기도 하다. 당연히 호흡이 불규칙적이고 부족해 자고 일어나도 피곤함이 계속 남는다. 그러다보니 고혈압, 부정맥, 심부전, 허혈성심장질환, 뇌졸중 등의 심혈관계 합병증의 빈도가 증가해 정상인에 비해 생존율과 수명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코골이의 교정가능한 원인은 비만이므로 체중감량을 통해 호흡길을 넓혀주는 노력을 기울인다.
▶뒤척임
우선 너무 많이 뒤척이는 것은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증거다. 깊은 수면에 들면 거의 뒤척임을 하지 않는다. 자면서 많이 뒤척거린다는 것은 얕은 수면, 일명 렘수면이 자주 오래 반복된다는 뜻이다. 결국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잠을 자고 나도 개운한 느낌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입 벌리고 자기
입을 벌리고 자는 버릇은 장기적으로 각종 감염성 질환, 안면 기형, 인후염, 저산소증, 수면무호흡증,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나쁜 습관이므로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
▶잠꼬대
일상생활의 스트레스가 잠꼬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우울증이 있거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경우에도 잠꼬대가 심하다. 잠꼬대를 심하게 하는 경우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과적 치료나 심리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있다.
▶수면 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은 10초 이상 입이나 코를 통한 공기의 흐름이 차단되는 상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밤에 수면이 지속되지 못하고 자주 깨고, 낮에도 졸리고 피곤하다. 집중력, 판단력, 기억력 등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더불어 고혈압, 부정맥, 심부전 등을 일으켜 생명에 위협을 주는 중요한 질병으로 부각되고 있다. 술이나 수면제를 섭취한 경우 더욱 심해진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받은 경우는 의사와 의논하여 최선의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
옆으로 누워서 자거나 체중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