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마시면 백약지장(百藥之長), 지나치면 백독지장(百毒之長)'. 절주는 약, 과음은 독이라는 뜻이다. 이는 모든 술에 예외없이 적용된다. 요즘 웰빙주로 인기 높은 와인.한방약주도 과음하면 독이다. 우리 국민의 음주량과 음주 문화는 아직 절주보다 과음 쪽이다. 알코올 남용과 의존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220만 명(추산)에 달한다.
그렇다면 하루에 어느 정도 마셔야 절주일까. 전문가들은 절주를 적정 음주(moderate drinking)라고 표현한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가 최근 한국인의 적정 음주량을 제시했다.
#적정 음주량은
   성인 남성의 경우 알코올을 하루 24g 이내, 여성.노인은 15g 이내 섭취하는 것이 중독정신의학회가 정한 적정 음주량이다. 이만큼을 주 3회 이내로 마셔야 한다는 것.
하루 24g의 알코올은 소주 3잔, 맥주 2캔, 와인 2잔, 양주 2잔을 마셨을 때 얻는 알코올의 양이다. 여기서 와인은 잔에 3분의 1만 채운 상태에서 2잔을 가리킨다.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과 이해국 교수는 "여성은 남성보다 체내 수분 비율이 낮고(대신 지방 비율이 높다) 알코올 분해효소가 남성의 반 정도 분비되므로 적정 음주량이 남성의 절반"이라고 말했다. 남성보다 짧은 기간,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간질환.췌장질환 등 알코올성 질환이 더 쉽게 발생한다는 것.
65세 이상 노인의 적정 음주량을 성인 남성의 절반으로 설정한 것은 나이가 들수록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어서다.
한국인의 적정 음주량(하루 섭취량 기준)은 미국(남성 24~28g, 여성 12~14g)과 비슷하나 호주(남성 40g, 여성 20g).일본(남성 39.5g)보다 낮게 책정됐다.
#절주의 혜택
   대표적인 절주의 건강상 이익은 심장병 예방이다. 하루 반 잔(알코올양 6~7g)이 심장을 보호해 준다. 일부 역학조사에선 절주자의 2형(성인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금주자의 3분의 1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다한 음주는 오히려 각종 당뇨병 합병증 유발 위험을 높인다.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있다. 미국에서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주 여성은 금주 여성에 비해 요추의 골밀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는 "알코올이 여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골다공증.골절 위험을 줄여준다"며 "반면 과도한 음주나 만성적인 알코올 남용은 골밀도를 낮추고 폐경 여성의 골절 위험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절주는 정신건강에도 유익하다. 중독정신의학회 오동열(명지병원 정신과) 이사장은 "절주는 중추신경계를 적당히 자극해 긴장.불안이 해소되고, 성생활의 윤활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과음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성에 대한 관심과 기능을 떨어뜨린다.
#절주의 한계
   절주가 만능이라는 생각은 곤란하다. 소량의 알코올이라도 신체 기능에 영향을 주며 다양한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
가장 우려할 만한 일은 음주 운전 사고. 체중이 70~77㎏인 남성이 빈 속에 두 잔 가량 술을 마셨을 때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5% 내외다. 단속 대상은 아니지만 운전 능력은 평소보다 떨어진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2~0.04%인 운전자의 사망사고 위험은 금주자 비해 2.6~4.6배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하루 한두 잔 절주를 해도 구강암.식도암.유방암.대장암 발생 위험이 다소 높아지는 것(금주자 대비)으로 알려져 있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조희경 교수는 "여성은 매일 한 잔의 알코올 섭취(적정 음주량 범위)가 유방암 발생 위험을 11%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유방암 위험은 여성의 음주량에 비례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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