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도의 아이티 지진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콜로라도인이 무사히 미국으로 돌아와 마이애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사는 댄 울리는 포토프린스의 몬태나 호텔의 돌 무더기 아래에서 60시간 넘게 갇혀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울리는 머리를 다치고 발도 부러졌지만 운좋게 살아났다. 울리는 엘리베이터 수직 통로 잔해 아래에 갇혀 있는 동안, 다시 살아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해 아들들에게 편지를 썼다고 밝혔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쓴 편지는 피로 얼룩져 있었지만, “조슈, 네이단, 너희들을 사랑한다. 너희들은 내 인생의 즐거움과 자부심이었다. 조슈야, 매일 올바른 길을 선택해라. 만약 쓰러지게 되면 곧바로 일어나 바른 길로 걸어가렴. 네이단, 너와 함께 한 시간이 길지 않아 미안하구나. 하지만 너의 웃음과 미소를 사랑하고, 너와 레슬링 하는 것도 너무 좋았단다”라고 쓰여 있다.

울리는 또다른 콜로라도 주민인 짐 걸리와 함께 구조되었다. 같은 호텔에서 돌무더기 아래 갇혀있다 구조된 걸리는 현재 프리스코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울리는 또다른 콜로라도 스프링스 주민인 데이비드 헤임스와 함께 컴패션 인터네셔널을 위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아이티를 찾았다가 지진을 만났다. 한편 헤임스는 아직까지 실종된 상태이다.

헤임스의 아내인 르네 헤임스는 “지난밤에 구조팀이 구조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연락이 왔을 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밤 8시 30분에 다시 연락이 와서 다시 구조 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했을 때는 정말 기뻤다. 구조팀은 무언가 톡톡 두드리는 듯한 소리와 살아있는 사람의 신호를 감지하고 있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르네 헤임스는 남편의 생사도 모른 채 인생을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양부모들에게 입양될 예정인 53명의 아이티 고아들도 지난 화요일, 미 공군 비행기로 피츠버그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는 일반적인 입양 절차보다 빠른 것으로, 지진으로 인해 오히려 입양 절차가 당겨졌다. 이에 따라, 수개월 전부터 아이티의 한 고아원에 있던 제이콥이라는 남자 아이를 입양하기 위한 준비를 해오던 덴버의 수지 무어 같은 부모들은 지진 덕분에 오히려 새로운 자녀를 만날 시간이 더 짧아지게 됐다. 무어는 지난 10월에 제이콥을 만나기 위해 아이티를 방문했었다며, “이렇게 빨리 아이를 입양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에겐 행운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기뻐했다. 무어는 4명의 입양아들을 덴버로 데려오기 위해 덴버 국제공항을 통해 피츠버그로 날아간 9명의 부모들 가운데 한명이다.

53명의 아이티 고아들은 지진으로 고아원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되자, 펜실베니아 주지사인 에드 렌델과 여러 입법자들 및 미국인 봉사자들이 아이들에게 하루 빨리 새로운 가정을 선사해주기 위해 특별히 입양 절차에 박차를 가한 덕분에 예정보다 일찍 양부모의 품에 안길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피츠버그 어린이 병원에서 의료 검진을 받은 후 당일 안에 양부모와 함께 새로운 가정으로 떠났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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