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대강절 네 번째 주일입니다. 첫 주일이 지나고 둘째, 셋째 주일이 지나 네 번째 기다림의 시간을 맞았습니다. 기다림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지치고, 따라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포기할까? 절망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는 것입니다. 기다림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고달픈 시간입니다.   한 젊은 부부가 제게 신앙상담을 요청하였습니다. 예수님을 처음 믿고, 순수하게 열심히 기도 생활하던 부부였습니다. “목사님, 기독교는 희망고문을 하는 것 같아요.” 기도하면 다 들어 주신다 해서 정말 정성껏 기도했는데 응답이 없으시다며 뭐가 잘못된 것인지 묻는 부부의 말에서, 당시 저는 처음으로 희망고문이란 말을 들어 보았습니다.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한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식후에 계산을 마친 저에게 주인 이 뭔가를 하나 내밀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일 주일은 든든하실 겁니다.”복권이었습니다.  그 때 진짜로 일주일 동안 복권을 지갑에 넣고는 혹시나 하면서 당첨일을 기다렸던 적이 있습니다.‘혹시나’가 ‘역시나’가 될 줄 알면서도 은근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실제 1등이 되면 어떻게 하지 상상도 되고 그랬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돈 기뻐하시는 분이 아니라 ‘꽝’으로 응답하셨습니다. 허탈했습니다. 검색을 해 보니 2019년 복권 판매액이 4조 8천억이었고, 코로나가 시작되는 2020년엔 5조 4천억으로 늘어났는데 판매액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세상이 살기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복권 같은 한 방에 소망을 두는 모양입니다. 매 주 절망하는 경험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놓치고 이렇게라도 기다리는 뭔가가 있지 않으면 오늘을 버티며 살아가기가 그만큼 힘든 시대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이사야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대로 앗수르가 남하정책을 펼치면서 이스라엘을 매섭게 위협하던 그런 시대였습니다. 풍전등화 같은 위태로운 시대에 하나님께서 이사야 선지자를 보내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죄악 가운데서 돌이켜 회개하면 하나님은 메시아를 보내셔서 그 모든 환난에서 구원해 주실 것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이사야 7장 14절 말씀입니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그리고 그 메시아가 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오늘 본문에서 이렇게 설명해 주고 계십니다. 18-19절 말씀입니다. “내가 헐벗은 산에 강을 내며 골짜기 가운데에 샘이 나게 하며 광야가 못이 되게 하며 마른 땅이 샘 근원이 되게 할 것이며, 내가 광야에는 백향목과 싯딤 나무와 화석류와 들감람나무를 심고 사막에는 잣나무와 소나무와 황양목을 함께 두리니”아멘.


    메시아가 오시면 물이 없던 그곳에 물이 나고, 샘 근원이 터져 광야에 나무가 자란답니다. 온갖 생명체가 깃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메시아가 오시면!   이 얼마나 복된 말씀입니까? 어둠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는 새벽이 그렇게도 기다려지는 거 아니겠 습니까! 계시록 22장 16절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 예수는 교회들을 위하여 내 사자를 보내어 이것들을 너희에게 증언하게 하였노라. 나는 다윗의 뿌리요. 자손이니 곧 광명한 새벽 별이라 하시더라.”  우리 예수님은 광명한 새벽별로 메시아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약속대로 임하셨습니다. 한 해를 어둠 속에서도 잘 버티며 믿음으로 여기까지 오신 여러분들에게 약속대로 이루어진 예수님의 탄생 소식이 새로운 소망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밤하늘을 어둠에서 구원하셨던 새벽별,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성탄의 밝은 아침을 허락하셔서 주님과 함께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올 한 해도 주님의 백성들이 되시길 하나님은 이 시간 간절히 원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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