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1위보다 0.3도나 높아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가 계속 달아오르면서 2023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됐다. 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을 보면 작년 전국 평균기온은 13.7도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에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의 기준으로 삼는 시점인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연평균기온이다. 작년 기온은 종전 1위였던 2016년 13.4도보다 0.3도나 높다.  기상청이 현재까지 기후분석을 발표한 작년 1월에서 11월까지 11개월 중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낮았던 달은 단 한 달도 없다. 기온이 각 달 기준으로 1973년 이후 상위 10위 내인 달은 여섯 달(3·4·5·6·8·9월)이나 되며, 특히 3월과 9월은 기온이 역대 1위였다. 12월도 중순에 일주일 정도 한파가 이어졌던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포근했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이 영하로 내려갔을 때는 16일에서 25일까지뿐이다. 지난달 8일엔 일부 지역 낮 기온이 20도를 넘는 등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아 곳곳에서 역대 12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가운데 지난달에 12월 최고기온 신기록이 수립된 곳은 59곳에 달한다.  작년 봄엔 우리나라가 이동성고기압에 자주 영향받으면서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어와 기온이 높았다. 특히 3월은 유라시아대륙 따뜻한 공기가 서풍에 실려 유입되고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기온이 유독 높았다. 여름의 경우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까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바람이 분 것과, 8월 상순 태풍 '카눈'이 동중국해에서 정체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불어넣은 것 때문에 기온이 높았다. 가을은 9월에 중국에서 일본까지 폭넓게 발달한 고기압에 맑은 날이 이어지고(상순), 동중국해까지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 때문에 따뜻한 남서풍이 불면서(중·하순) 기온이 높았다. 10월엔 유라시아대륙 기온이 평년보다 1∼3도 높아 대륙고기압이 약하게 발달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11월은 상순까지 따뜻했는데, 우리나라 남쪽에서 이동성고기압이 느리게 이동하면서 맑고 따뜻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됐기 때문이었다. 한편 작년 우리나라 전국 평균 강수량은 1천740.3㎜로, 2003년(1천861㎜)에 이어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5월과 여름철 강수량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여름 전국 평균 강수량은 1018.5㎜로, 여름철 강수량으로는 1973년 이후 다섯 번째로 많았다. 이 가운데 장마철 강수량은 660.2㎜였는데, 이는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장마철 강수량이다. 장마에 이어서는 태풍 카눈이 상륙해 8월 9∼10일 전국에 많은 비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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