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20명도 떨고 있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되자 민주당은 당혹감 속에 후속 수사가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했다. 민주당은 송 전 대표의 구속 관련 공식 입장을 19일 내놓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재판에 출석했을 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내년 총선이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전·현직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떠안은 민주당 내부에선 겹악재를 우려하는 위기감이 감지됐다. 당 일각에선 송 전 대표 구속영장을 발부한 영장전담 판사가 유창훈 부장판사라는 점 때문에 대응에 나서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유 판사는 지난 9월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영장 기각은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번 영장전담 판사가 이 대표 때는 기각시켰던 판사다. 정치 판결이라고 우리가 공격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으로선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의 구속으로 최대 20여 명에 달하는 돈봉투 수수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역 의원이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줄소환될 경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도덕성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 실명이 언급된 이성만 무소속 의원과 김남국 무소속 의원, 김승남·윤재갑·이용빈·임종성·허종식 민주당 의원 등 7명에 대한 조사부터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모두 돈봉투 수령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상태다. 민주당의 86그룹 맏형 격인 송 전 대표의 구속으로 86세대를 겨냥한 퇴진 압박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586 운동권의 씁쓸한 윤리적 몰락을 목격했다. 부패한 꼰대, 청렴 의식은 없고 권력욕만 가득한 구태가 그들의 자화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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