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교회 이두화 담임목사

    냄새와 향기의 차이점을 아십니까? ‘냄새’는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입니다. 하지만 향기는 코로 맡을 수 있는 모든 것 중에서도 좋은 냄새만을 골라서 이르는 말이‘향기’입니다. 냄새와 향기는 코로 맡는다는 것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좋고 나쁨에서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보면 사람들은 참 특이합니다.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것을 향기라고 부를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는 막 태어난 갓난 아이의 대소변을 예의주시합니다. 이는 아이의 장기가 아무런 이상 없이 소화를 잘 시키고 건강하다는 증거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부모는 갓난아이가 싸 놓은 첫번째 변을 보고 기뻐합니다.” 음~ 냄새~!” 이 표현은 악취의 표현이 아니라 향기의 표현이죠.  분명히 냄새가 나는데 냄새를 향기로 취급합니다. 어느덧 아이가 자라 이유식을 할 때가 되면 아이의 변은 모유만 먹을 때와는 달라지기 때문에 변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냄새가 이전보다 더 심하게 납니다. 모유가 아니라 실제 음식을 먹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첫 이유식을 섭취하고 싸 놓은 변을 보고 부모는 여전히 기뻐합니다. ‘아 냄새~ 구수하다!” 분명히 코를 찌르는 악취로 여겨야 하는 냄새인데 왜 향기처럼 여길까요?


     사람들도 특이하지만, 하나님도 특이하십니다. 하나님도 악취가 나는 냄새를 향기로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잘 나타나는 곳이 레위기입니다. 레위기에는 여러 가지 제사 방법들이 나옵니다. 이 모든 것들은 방법이 다르고 목적도 다릅니다. 그러나 공통점으로 나타나는 것이 있다면 제물을 불에 태워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며 그것이 여호와 하나님께 악취가 아니라 향기로운 것이라고 합니다. 아론의 자손은 그것을 제단 위의 불 위에 있는 나무 위의 번제물 위에서 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레위기 3:5>


     우리가 삶에서 고기를 구워 먹어도 고기가 적당히 구워질 때 고기 냄새가 좋습니다. 그런데 고기를 굽다가 조그만 타면 독한 연기가 납니다. 그런데 레위기는 알맞게 구운 고기 냄새가 아니라 홀랑 태워 버린 고기의 냄새라고 합니다. 그것을 들이마시게 되면 캑캑거리게 됩니다. 이것은 메스꺼운 연기일 뿐이지 어찌 그것을 향기라고 하겠습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하나님도 분명히 캑캑거리는 고기 탄 냄새를 싫어하셔야 하는데 그 냄새가 하나님께는 향기라고 합니다.


     이런 탄 냄새와 연기가 하나님께 향기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님께 내 죄를 태우는, 죄를 다시는 소유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 삶을 드리며 하나님의 뜻대로 다시 한번 잘살아 보겠다는 재헌신의 결단입니다. 이런 제사의 연기는 하나님께 기쁨이 됩니다. 언제나 맡아도 좋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제사 때문에 피어난 연기만으로 본다면 메스껍고 케케묵은 연기이지만 그 연기 속에 담겨있는 마음과 뜻 그리고 그 의미를 통해 볼 때 제사의 탄 냄새는 악취가 아니라 하나님께 향기인 겁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얼마 전 저에게 있었습니다. 토요 새벽예배 때의 일입니다. 어김없이 새벽기도 시간에, 예배에 나오신 분들을 위해 한 분 한 분 기도해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덴버 지역의 사모님들을 위로하는 섬김의 사역 ‘사모사모’라는 사역이 진행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성도님들이 음식을 정성으로 준비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사역이 이뤄지기 한참 전 이른 새벽 시간에 한 분을 위해서 기도해 드리는데 그분을 위해 기도해 드릴 때 그분의 머리 위에서 음식 냄새가 진동하여 기도하는 순간에 제 코를 찔렀습니다.


     식당에 종사하시거나 오랜 시간 음식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식당에서 하루 종일 음식을 만지면 기름과 온갖 음식 냄새가 몸 전체에 베입니다. 그 사람이 만드는 단일 음식은 좋은 음식 향기를 낼지는 몰라도 만들어 낸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는 맡기 싫은 악취가 됩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기도하며 났던 그 냄새가 악취가 아니라 향기였습니다. 누구보다 더 이른 아침에 일어나 하나님의 사람들인 사모님들을 섬기기 위해서 준비한 사랑의 헌신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조금이나마 더 영광을 돌려드리기 위해서 헌신이 행동이라는 결과로 나온 삶의 표현이었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믿음으로 가는 길을 걷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목회자로서 이러한 것을 볼 때 부모가 갓난아이의 변을 보면서, 냄새를 향기라고 하고 하나님이 제사의 연기를 메스꺼운 연기와 냄새라 하지 않으시고 향기라 하신 것처럼 저도 그 음식의 냄새가 향기로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여러분들에게서 나는 냄새는 어떤 냄새가 있습니까? 아무리 스스로 꾸미며 향수를 발라도 하나님께 드려진 삶이 아니라면 하나님이 그 삶을 악취라 하실 수 있습니다. 반면에 세상에서는 비록 흠모할 만한, 좋은 향기를 낼 만한 삶이 아닌데 하나님께 마음과 삶을 헌신해 날마다 드린다면 그것을 보고 향기라 여기실 겁니다.


     이번 주는 추수감사절입니다. 추수감사절의 시작은 추수 때에 갖게 된 소산을 하나님께 제사를 통해 태워 드렸던 수장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께서 거두게 하신 것에 감사하며 그 모든 것이 주님에게서 왔음을 기억하고 또 다른 추수의 시간이 오기까지 나의 삶을 하나님을 향하여 재헌신했던 제사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는 냄새를 향기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이 여러분들의 소산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여러분들의 삶의 여러 냄새가 하나님 앞에서 향기가 되는 시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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