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일 외신들은 '기생충(Parasite)'으로 오스카상을 휩쓴 천만배우 이선균의 마약 의혹을 보도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이선균, 조여정, 송강호, 최우식, 박소담 등은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에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이러한 영광스러운 명성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뉴스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주 미 연예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오스카상을 수상한 한국 영화 '기생충'으로 가장 잘 알려진 이선균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비중있게 다뤘다. 그러면서 이선균은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서 하차할 뿐 아니라 영화 잠,  탈출 PROJECT SILENCE, 행복의 나라도 개봉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또한 이선균에 대해“이선균은 48세이며 ‘내 아내의 모든 것(2012)’과 ‘킹 메이커(2018)’를 포함한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2020년에는 ‘기생충’으로 미국 배우 조합상을 수상했다”는 이력을 설명했다. 기사는 해당 영화 스틸컷과 포스터가 함께 등장하며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만들어져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한국은 최근 특히 연예계에서 마약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초 영화 버닝과 인기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지옥’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도 비의료 목적으로 코카인을 포함한 37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한 혐의로 기소됐다"고도 덧붙였다. 이로인해 넷플릭스에서 그의 영화‘The Match'와 시리즈 'Goodbye Earth’의 출시가 무기한 연기되었다"며 유아인 사례까지 상세히 알렸다. 또, 다른 매체 뉴데일리는 “이선균이 마약을 투약한 장소로 지목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G업소는 텐프로 유흥업소가 아닌 멤버십 회원제로 운영되는 룸살롱으로 일반인들은 출입조차 힘든 ‘1%’업소로 분류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배우 이선균이 마약 의혹 수사망에 오르고 1% 룸살롱 VIP설까지 휩싸이면서, 당사자 이선균 뿐만 아니라 영화 기생충에 대한 이미지에도 금이 가고 있다. ‘기생충’은 한마디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영화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이후 북미 유수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쓸었으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휩쓸며 칸느와 아카데미 모두를 장악한, 한국의 K콘텐츠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그렇게 101년 한국 영화 역사를 새로 썼던 그  영화가 이 한사람으로 인해 전세계 영화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영화뿐 아니라 스포츠 분야 또한 국가를 알리는 일종의 홍보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피나는 훈련을 견디고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무대에서 빛나는 성취를 이룬 만큼, 우리는 그들이 남다른 정신력의 소유자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종종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해 보인다. 전 국가대표 펜싱 선수 남현희 씨가 15세 연하의 재벌 3세 사업가 전청조 씨와 재혼한다고 발표했는데 남자 친구가 알고 보니 여성이었고 사기 전과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의 미디어는 매일 이 두사람의 얘기로 도배를 하고 있다. 남씨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고 이후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얼굴이 알려진 스포츠 스타이다. 이 희대의 결혼 사기극은 남씨가 재혼을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여러 곳에서 폭로가 쏟아지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남씨는 “악몽을 꾸고 있는 느낌이며, 고소를 할 것”이라고 피해를 호소했지만 속인 쪽 못지않게 속은 남씨 또한 황당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경호원을 대동하고 최고급 주택에 사는 재벌 3세 혼외자를 사칭한 전청조의 화려한 배경에 판단력이 흐려졌는지 모른다. 만난 지 몇 달 되지도 않았고,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선뜻 재혼을 결심하고 임신까지 했다며 산부인과를 찾아간 남씨의 심리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언뜻보면 이러한 사랑과 결혼이야기는 사생활로 간주되어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유독 미디어의 관심이 큰 이유는 그녀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던 이들 중의 한 명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생활 관리에 실패해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진 금메달리스트는 또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쇼트트랙 선수 출신 김동성 씨를 빼놓을 수가 없다. 얼마전 김씨는 ‘빙신 김동성’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열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배달 알바를 다니며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띄우며 이미지 회복에 나섰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공인 국제대회에서 딴 금메달만 60개가 넘는 뛰어난 선수였다. 하지만 빙판을 떠난 후의 삶은 메달리스트답지 않았다. 불륜 등이 드러났고 이혼 후 자녀 양육비도 지급하지 않아 여론의 비난을 샀다.


     물론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간혹 이런 일은 있다.  올해 초 중국에서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딴 탁구 영웅 장지커가 추문에 휘말렸다. 그는 2016년 중국 스포츠 선수 재산 순위에서 2위에 올랐을 정도로 광고 스타로 각광받으며 부와 인기를 쌓았지만 도박에 빠져 거액의 빚을 졌고, 빚을 못 갚아 전 여자친구의 사생활 동영상을 유출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광고계에서 퇴출당하면서, 힘들게 일군 명예를 순식간에 잃었다. 


     이들은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많은 분야에서 죽을힘을 다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위치에 올랐지만, 정작 인생에서는 금메달리스트가 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한 국가를 대표해 부와 명예를 얻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의 무게도 감당해야 한다. 국민들이 보내준 응원과 박수가 헛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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