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의대 및 미시간대 공동 연구 결과

    콜로라도 의대 등 연구진이 최근 생강이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흔히 몸이 건강한 것을 ‘면역력이 좋다’고 표현한다. 사실 면역력은 우리 몸을 지켜주는 방어 시스템이다. 외부로부터 들어온 병원균과 싸워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면역세포들이 우리 몸의 정상세포들을 공격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통틀어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자가면역질환은 원인이 불분명하지만, 100여 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나 난치성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면역세포가 어느 장기 혹은 조직에 있는 세포를 공격하느냐에 따라 질병이 달라지는 것이다. 루푸스처럼 전신세포를 공격하는 질병도 있는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 베체트병처럼 특정 장기나 조직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질병도 모두 자가면역질환에 포함된다.


    이러한 질병들은 대개 고통이 심하고 치료가 쉽지 않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콜로라도 의과대학(CU Anschutz)과 미시간대학 공동 연구팀은 전미임상학회지 ‘JCI 인사이트’(JCI Insight) 최신호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생강이 백혈구의 한 유형인 호중구에 영향을 미쳐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CU 의대 류마티스내과 크리스틴 데모루엘레 부교수는 “자가면역질환 중에는 호중구가 지나치게 많이 활동해 발생하는 병이 많은데, 생강은 호중구 과잉증을 억누르는 효과가 있어 자가면역질환자의 염증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중구는 면역력을강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염증과 응고를 촉진해 정상세포를 공격하게 한다.


    연구진은 건강한 18~38세 남녀 9명을 대상으로 하루 20mg의 진저롤(Gingerol) 성분을 7일간 매일 섭취하게 했다. 그 결과, 호중구 내부에 ‘cAMP’라는 특정 화학물질의 수치가 증가했다. cAMP는 질병에 대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화학물질로, 호중구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부터 생강은 항염증 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로 생강 특유의 알싸한 맛을 내는 진저롤 성분은 체내 염증을 일으키는 COX-2 효소를 억제한다. 생강은 특유의 알싸한 매운 맛과 강렬한 향을 가진 생강이 감기를 예방하거나 완화시키는 약효가 뛰어나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차로 즐겨 마셔왔다. 김치 등 각종 양념류의 부재료로 사용되거나, 고기와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는 데도 사용된다. 이번 연구의 또다른 공동 책임 저자인 류마티스내과 제이슨 나이트 부교수는 “생강이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호중구 과잉 활동성을 보이는 자가면역질환이나 염증성 질환, 코로나19 등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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