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온 불청객의 습격

    공활한 가을 하늘에 불청객이 나타났다. 초미세먼지(PM2.5)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등 가을이 깊어갈수록 미세먼지의 영향도 커지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대기질 정보사이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31일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들어 ‘나쁨(36~75㎍/㎥)’ 수준까지 올랐다.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 인천시 서구 청라동 등 일부 지역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매우나쁨(76㎍/㎥~)’ 수준으로 치솟았다. 1일에는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유입되면서 서울과 경기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공기질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늦가을인 11월에 접어들면 미세먼지가 많아져 계절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중앙일보가 서울의 최근 10년(2014~2023년)간 월별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여름이 지나 가을이 깊어갈수록 초미세먼지 농도는 빠르게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11월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3.9㎍/㎥로 10월(16.7㎍/㎥)보다 43%가량 상승했고, 봄철 황사가 영향을 주는 4월(23.6㎍/㎥)보다도 높았다.


    가을이 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오르는 건 바람의 영향이 크다. 여름철에는 남쪽의 태평양으로부터 오염물질이 섞이지 않은 깨끗한 바람이 불어오는 반면, 가을철이 되면 풍향이 북서풍 또는 서풍 계열로 바뀌면서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겨울철에 가까워질수록 대기오염물질과 공기가 섞이는 높이(대기혼합고)가 낮아지면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덜 희석된다.  중국 내 대기오염도가 증가한 것도 국내 공기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럽우주국(ESA)이 코페르니쿠스 센티넬 위성으로 중국의 이산화질소 농도를 분석한 결과, 최근 2주 동안의 평균 농도가 한 달 전보다 눈에 띄게 급증했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범 중 하나인 이산화질소는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대기오염물질로 꼽힌다. 한국은 코로나19가 출현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25㎍/㎥에서 18㎍/㎥로 3년 연속 내려가는 등 공기질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다시 악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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