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범 BTMschool.com 대표

    한국의 영어교육에는 감출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 하나 있다. 그 진실은 학생들이 아무리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대로 열심히 해도 영어는 습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영어교육 정책을 바꾸어 왔지만, 그때마다 추가되는 학습 영역으로 인하여 학생들의 학업 부담만 증가했을 뿐 영어습득 차원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영어교육은 문자 그대로 ‘난장판’이다. 얽히고 섥혀서 누구도 풀어내기 쉽지 않다. 반세기 이상 줄잡아 수 백만의 학생들이 1만 시간 (평균 2만 시간이라고도 함) 이상 시도했지만 예외 없이 실패한 여러 가지 구태의 학습방법들을 지지고 볶아서 포장만 달리하여 돌리고 또 돌리는 난장판인 것이다. 한국인들이 영어를 못하는 것은 2만 시간이 영어습득에 부족해서가 아니다. 현재까지 시도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는 10만 시간을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 학교는 학교대로, 학원은 학원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각종 시험은 시험대로 일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오합지졸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 영어(외국어) 교육 프로그램 만큼 난장판이고 오합지졸인 과목은 없다. 


    한국의 교육과학부는 나름 비효율적인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하겠다고 해왔지만 시대에 따라 요구되는 새로운 영역을 추가한 것 외에는 달리 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 덕분에 옛날에는 영문법 실력만으로 출세(?)할 수 있었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적으로 영문법은 물론, 어휘, 읽기, 쓰기, 그리고 듣기능력까지 단계적으로 갖추어야만 세상에 명함(?)을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때는 바야흐로 말하기능력까지 갖추어야 그야말로 제대로 행세(?)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래서 영어시험에는 기존의 모든 영역에 말하기 평가가 추가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결국 학생들은 고스란히 모든 영역을 순차별로 공부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사실 이것은 전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영어공부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착각에 빠져 평생 동안 습득하지 못한 영어 주변을 배회하는 것이다. 자녀의 20년 학창시절 영어공부가 착각에 빠진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부모들이 20년 동안 해온 영어공부와 똑같은 결과가 된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다. 그로 인하여 자녀의 진로가 진퇴양난의 상황에 봉착되고 영어 주변을  배회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찔해지지 않을 수 없다. 착각으로 갈 곳 없는 자녀의 영어교육을 위하여 수 천만원 ~ 수 억원을 헛되이 지출해야 된다면 한스러운 일이다. 이제까지 이루지 못한 영어공부가 착각 때문이었으며, 그로 인하여 1만여 시간의 세월 동안 영어만 더 잡아먹었다는 것을 알면 정말 억울한 일이다.


    나는 현재까지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었던 여러 가지 전통적인 영어교육 및 학습방법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학을 전공한 언어학자로서 언어습득과 관련된 일반적인 이론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첨단 기술의 발달과 함께 소개된 여러 가지 영어교육방법에 대해서도 충분히 꿰뚫어 보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가운데 다수의 방법들은 내가 학습자로서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직접 체험한 방법들도 있다. 내가 체험하지 못한 방법들은 관찰과 연구를 통하여 체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 많은 영어교육 및 학습방법들 가운데 한국적 상황에서 능숙한 영어를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알고 있는 한 오직 한 가지 방법뿐이다. 내가 직접 성공적으로 체험했던 방법이기도 하다. 나머지 모든 방법들은 능숙한 회화능력을 포함하는 영어습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주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 원어민 없이도 얼마든지 유창한 영어를 습득할 수 있는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오래 전에 BTM 교습법을 주창하여 한국 상황에 맞는 영어교육방법으로 단계적인BTM (말배우기 학습) 방법밖에 없다라고 주장해왔다. 유창한 영어를 습득하기 위한 영어교육방법은 분명 이제까지 실시된 한국의 제도권 영어교육 밖에 있다. 이것은 억지 주장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제도권 내의 어떠한 방법으로도 영어습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분명한 사실만으로도 뒷바침 된다. 또한 외국어 습득 관련 연구와 이론으로 저명한 미국의 Stephen Krashen 교수가 천명한 외국어 습득의 유일한 방법 역시 비록 한국적 상황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기는 하지만, 한국의 제도권 영어교육 범주 밖에 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을 뒷바침해준다. 


    Krashen 교수의 주장대로 외국어를 습득하는 방법, 즉 한국인들이 영어를 습득하는 방법이 오로지 한 가지 방법뿐이며, 그 방법이 현재까지의 제도권 영어교육 안에 있지 않다면, 결과적으로 그동안 한국인들이 해왔던 여러 가지 영어공부 방법들은 모두가 잘못된 것이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영어를 습득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