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모세의 믿음 따라가기” 히브리서 11장 23절~26절 말씀

원기라는 소년은 지금 17살인데 소아 조로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어요. 전 세계 150명쯤 된다고 하지요.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변했어요. 이전에는 사람들이 쳐다 보고 아이들이 골리니까 창피하다고 사람들을 피하고, 숨어 지냈어요. 그저 원망과 좌절과 탄식 속에서 살아갔어요. 그러다 아버지 홍성원 목사님은 원기의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깨닫게 됐다고 하지요. 그러면서 용기를 냈어요.
“그렇다 이렇게만 살아갈 수가 없다.”
소아 조로증의 평균 수명이 20살 밖에 되지 않는다는 데,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기도하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원기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해요.
“원기야, 너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특별한 아이야, 사람들에게 얼굴을 공개하고 당당하게 살아가자. 우리에겐 무슨 사명이 있다.”
그리고 유튜브에 자신을 공개하면서 당당하게 생활하기 시작했어요.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해요. 그러면서 원기 때문에 위로 받고 힘을 얻는 이들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이제 3년 밖에 남지 않았어요. 요즘은 오히려 원기가 아빠를 위로한다고 해요. 아빠가 우울해지면,  "아빠, 하나님이 계시잖아요. 아빠 웃어, 오늘만 생각해, 내일은 내일 생각하자! 오늘을 최고의 하루를 살면 되잖아요!"
그리고 원기는 웃어요. 믿음이 확실해요.  원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원기와 가족 모두의 믿음의 특징을 확인합니다. 그 특징은‘거절할 것을 거절한 믿음’입니다. 나에게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절망과 좌절, 원망을 거절했어요. 그러면서 힘을 낸 거지요. 이것이 모세의 믿음의 특징이지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관심있게 살피고 마음에 새겨야할 믿음이 모세의 믿음입니다. 첫째, 모세의 믿음의 특징은 애굽의 왕자로 부귀영화를 살아갈 수 있는 특권을 거절한 믿음입니다.  왜요? 어머니 요게벳이 심어준 믿음이 확실하니까요. 아무리 애굽의 생활이 화려하더라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더 소중했으니까요. 다니엘도 바벨론 포로 중에 왕이 먹는 산해진미를 다 먹을 수 있는 특권을 가졌지요. 그러나 그 모든 음식을 거절합니다. 성경 레위기에 먹지 말라는 음식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에스더는 왕이 부르기 전에 왕 앞에 나가면 죽을 수도 있었지만 그 두려움을 거절하고 왕 앞에 나아가서 자기 민족을 구원하지요. 그러나 가인은 자기 속에서 올라오는 미움과 시기, 질투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짓을 범하지요. 사울왕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거절해야할 것을 알면서도 거절하지 못해서 진노를 당하고 말지요. 정말 좋은 것이 많은 세상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거절할 것을 분별하고 거절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모세의 믿음입니다. 둘째는 더 좋아할 것을 더 좋아하는 믿음입니다. 모세는 세상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우리로 말하면 세상의 달콤함보다 하나님 앞에 예배하고 말씀과 기도로 살아가는 것을 더 좋아하는 거지요. 우리의 신앙을 점검할 것입니다. 나는 더 좋아할 것을 더 좋아하고 있는가?
셋째는 하나님께서 주실 상을 내다보며 살아가는 일입니다. 누구나 하나님 앞에 설 것입니다. 그때, 주께서 나를 안다고 하실까? 그때, 주께서 나를 잘했다고 칭찬하실까? 그때, 내 인생은 하나님의 기억에 남아 있을까? 그 날에 주님이 모른다고 하시면 모두가 쾅입니다.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될 것입니다. 하늘나라를 내다보고 지금을 사는 성도들은 주의 영광을 위하여 수고하고 희생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그날이 확실하면 지금 고생할수록 즐겁습니다. 그날이 분명하니까 선교사님들을 돕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며 살아갑니다. 우리가 여기 존재하는 이유가 거기 하늘나라 때문임을 알고 믿고 살아가는 자들이 하나님의 사람들인 것이지요. 모세의 믿음을 따라 거절할 것을 거절하고 더 좋아할 것을 더 좋아하며 하나님이 주신 상을 바라보며 승리하는 삶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나를 공격하는 기억은 뭘까?

정태기 박사님이란 분이 계십니다. 내적 치유를 열심히 하는 분입니다만, 어린 시절에 받은 깊은 상처가 있어요. 15살,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입니다. 저쪽 방에서 외사촌 누나와 친구들이 모여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어요. 어떤 누나 친구가 이러는 겁니다. 아주 선명하게 들렸어요.  
“애들아, 태기는 못 생겨서 여자는 한명도 따르지 않을 거야. 호호호, 하하하.”
 농담반 진단밤으로 한 이 말이 가슴에 콱 박혀 버렸어요. 이 말 한마디가 엄청난 상처가 되어 버렸어요. 나는 못생겨서 여자들이 안 쳐다 볼 거다. 그만 그 말이 나쁜 기억이 되어서 종종 태기를 공격했어요.    
‘나는 못나서 어떤 여자도 안 좋아 할거야, 그러니 장가도 못 갈거야,’
  그 뒤로 30살이 될 때까지 15년 동안, 그 나쁜 기억에 공격 당했어요. 그래서 여자는 아예 쳐다 보지도 않고 여자를 만나면 나는 못났어, 나는 못 생겼다는  열등감에 빠져 버려서 슬슬 피했다는 겁니다. 나쁜 기억의 공격에 무너져 버린 겁니다. 그래서 정태기 박사님은 결혼할 용기가 없었다고 해요. 30살이 넘어서, 어떤 여자가 구제해 줘서 결혼하고 회복됐다고 하는 자기 고백을 들었습니다. 15년의 세월이 너무 안타깝다고. 혹시 지금 이 순간, 내 기억 중에서 나를 공격하고 있는 나쁜 기억은 없을까요? 그 기억을 고치고 바꾸는 몫은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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