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이삭을 따라가면 십자가를 만난다!” 창세기 26장19절-25절

부끄럽고 죄송한 고백 하나 합니다. 목사님들을 만나야할 때, 반갑고 기분 좋은 분들이 많습니다만 그러나 가끔은 만나기 싫은 분을 만나야할 때가 있지요. 그땐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 분들을 만나고 나면 제 마음이 답답해지지요. 그리고 책망이 들어옵니다.
“너 사람을 그렇게 차별하고 싫어하면 되냐? 네가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할 수 있냐?”
주님이 그러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깨달음이 들리는 것 같아요.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너의 부족한 것도 사랑하고, 너의 연약한 것도 사랑하고, 너의 어리석은 것까지도 사랑한다. 그러니 너도 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사랑하라. 네가 받은 십자가의 사랑으로 싫은 사람도 사랑하라.”
그런 책망이 들어오면 마음에 찔림을 받고 회개하지요.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고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받은 사랑으로 만나기 싫은 사람도 반가워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도 막상 만나려고 하면 그게 쉽지 않지요.
그때마다 제가 만나기 싫은 목사님들을 만나야 할 때 중얼거리는 기도가 있어요.
“너그러운 마음을 주십시오. 좀 그러려니 하게 하소서.”
너그러운 마음, 이게 십자가에 나타난 주님의 마음이거든요. 주님이 십자가의 길을 가시는 데, 제자들은 누가 크냐로 다투었습니다. 그래도 주님은 너그러움으로 용납해 주셨습니다. 부활하시고 제자들에게 보이셨을 때, 도마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동료 제자들이 한결같이 주님이 부활하셨다고 해도 도마는 무슨 소리냐, 내가 못자국에 손을 넣어 봐야 믿지, 어떻게 부활을 믿을 수 있느냐고 큰 소리를 쳤지요. 그때에도 주님은 친히 도마에게 나타나셔서 못자국과 허리에 난 창 자국을 보여 주시고 믿는 자가 되라고 하셨지요. 탕자가 돌아옵니다. 아버지의 유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탕자를 그 아버지는 두 손 들어 환영하고 잔치를 벌입니다. 옷을 입히고 가락지를 끼워 줍니다. 오직 한 가지, 돌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허물을 덮어 주는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설명이지요.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은 이렇게 측량할 수 없는 너그러움입니다. 온유함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누군가를 만날 때, 누군가를 대할 때에도 주의 십자가의 너그러움으로 만나는 훈련을 해야겠지요. 이삭의 생애는 아주 단순합니다. 우물을 팠는데, 다른 부족에게 뺏깁니다. 그러면 그러려니 하고 다시 팝니다. 또 뺏깁니다. 다시 팝니다. 여기 복수할 마음이 없습니다. 이기려 들지 않습니다. 져 주고 맙니다. 그때마다 우물물을 뺏길 때마다 이름을 지어 주고 매듭을 지어 버립니다. 이삭의 생애를 묵상하면 그 끄트머리에서 주님의 십자가를 만나게 됩니다. 한없이 너그럽고 온유하셨던 주님의 마음을 만나게 됩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표시나도록 이삭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물물을 빼앗아간 부족들이 두려워서 자기 발로 걸어와 용서를 빌고 화친을 맺자고 하지요. 하나님은 온유한 자의 하나님이십니다.  온유한 자가 마지막 승리합니다. 온유한 자가 복이 있나니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고 하셨지요. 우리 강팍한 세상에서 이삭의 이 너그러움을, 이 온유함을 훈련해 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이삭과 함께 하심이 표시난 것처럼 우리의 삶 속에도 주님이 함께 하심이 표시 나는 삶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당장 즐거움을 다음으로!

심리학자인 스캇팩 박사님이 쓴 책이 있습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
그 책의 처음 부분에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즐거운 일을 나중으로 미룰 수 있는가?”
이것이 인생 실력이라는 겁니다. 괜찮은 인생을 위하여 즐거움을 나중으로 미룰 줄 아는 힘을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어려서 부터입니다. 예를 들면 5살짜리가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은 데, 친구에게 양보해요. 즐거움을 친구에게 먼저 양보하고 기다렸다가 갖고 놀아요. 그러면 내가 누리는 즐거움은 두 배가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상대편도 좋고 나도 좋고, 나중도 좋고. 그런데 나부터 즐거움을 누려야겠다고 떼를 쓰니 복잡해진다는 거지요. 인간관계가 깨져요. 6살짜리가 케익을 먹는 데, 대부분 달콤한 크림부터 먹지요. 그러지 말고 빵부터 먹고 달콤한 것은 나중에 먹는 훈련을 하라는 겁니다.
“달콤함을 나중으로 미루는 훈련을 하라.”캬!
12살 학생이 놀고 싶어요. 놀고 싶은 즐거움을 나중으로 좀 미루고, 우선 하기 싫은 숙제부터 하고, 그 다음에 놀아라. 당장 하고 싶은 일이 있지요. 그 일이 정말 중요한 일인지를 질문하고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잠시 나중으로 미룰 줄 아는 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일에 힘을 쓰는 걸 훈련해야 한다는 얘기이지요. 이렇게 즐거움을 다음으로 미룰 줄 아는 훈련을 해야 인생의 실력이 쌓인다는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오늘 한 번 깊이 담아 두고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나는 정말 중요한 일을 위해 당장의 즐거움을 나중으로 미룰 줄 아는가?”훈련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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