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4일 발발 1주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 모두 출구전략을 모색하기보다 소모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전황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전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쓴 공동 기고문에서 “시간은 우크라이나 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두 전직 장관은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여러 차례 상대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꺾을 수 있고, 미국과 유럽의 단결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결국 무너지고 분열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라이스 전 장관은 2005~2009년 국무장관, 게이츠 전 장관은 2006~2011년 국방장관을 각각 지내며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이들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장악한 후 이번 침공까지 8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자신의 운명을 이루려는 푸틴이 인내심을 가질 것이란 점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에게 패배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을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두 장관은 이대로라면 우크라이나는 상황이 불리해질 거라고 봤다. 두 장관은 이 같은 우려를 막기 위해 특단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는 달리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있으며 패배할 경우 국가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렉산더 모틸 미국 럿거스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나폴레옹의 패전 이후 프랑스 등의 국가 붕괴 사례를 열거하면서 “전쟁이나 혁명, 경제위기 등의 사건이 발생한 뒤 국가가 붕괴한 사례가 역사에 많이 있다”며 러시아 역시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러시아가 패배하는 것이 분명해지면 다양한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있는 건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내놓은 뒤 극우 국가주의자와 권위주의적인 보수주의자, 반(半)민주운동 그룹 간에 지독한 권력투쟁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해체되거나 전략 정책 능력이 파괴될 경우 러시아 영토는 진공 상태가 되면서 내부 세력끼리 핵무기 등을 통한 폭력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내전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편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러시아로부터) ‘한국식 시나리오’를 제안받고 있으며 이른바 38도선”이라고 말했다고 우크라이나 국영 우크라인폼이 8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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