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포커스가 열여섯번째 생일을 맞았고,   필자는 768번째 칼럼을 쓰고 있다. 2006년 9월 첫째주에 80면으로 시작했던 포커스는 이제 인쇄소에서 스태이플로 찍을 수 있는 최대지면인 136면까지 늘려 발행되고 있다. 


     필자가 23년전 대학원에서 집필한 석사학위 논문의 주제는 뉴미디어 시대의 환경변화에 따른 인쇄신문에 대한 방안이었다. 당시에도 인쇄신문은 1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20년이 훌쩍 지금에도 인쇄신문은 여전히 살아있고, 특히 주간포커스는 더욱 탄탄해졌다. 이 모두가 독자와 광고주 덕분이다.  


    포커스의 시작은 아주 미비했다. 당시 오로라 한인타운에는 9개의 한인 신문이 발행되고 있었을 정도로 경쟁도 치열했다. 매주 신문을 만들면서 그 주의 인쇄비를 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늘 함께 따라다녔다. 그러나 매주 정성을 들여 신문을 만드는 것이 독자들의 눈에 보이자, 포커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도 커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주간포커스는 콜로라도 한인 대표 언론사로 우뚝 섰고, 다방면에서 개척자의 길을 걷고 있다.  

 
    창간하고 3년 후 필자는 앞뒤 재지 않고 일단 웹사이트 제작부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콜로라도에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신문사가 없었다. 그래서 웹사이트 제작비가 필요없는 비용이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그래도 밀어붙였고, 웹사이트 오픈과 동시에 전자신문도 발행, 3년 전에는 앱까지 출시했다. 또, 인터넷쇼핑몰 <핫딜 콜로라도>는 품질좋은 한국산 제품이 가득해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콜로라도 한인 업소록 역시 발행을 시작한 지 14년이나 되었다. 주간포커스가 발행하는 업소록은 매년 7천부가 넘는 부수를 자랑하며, 한인사회에서 유일하게 발행되는 업소록으로 굳게 자리잡았다. 그동안 업소록을 발행하겠다는 매체들이 더러 있었지만,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광고비를 떼인 광고주도 많았다. 설령 발행을 한다고 해도 책자의 수준이 부실해, 결국 피해는 광고주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었다. 그러나 포커스는 14년간 독자와 광고주와의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특히 여행자나 타주 한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이 부록편이다. 콜로라도의 꼼꼼한 여행정보와 각종 생활정보는 전문가에 의뢰해 내용을 정리하고 번역한 특화된 내용으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곳 콜로라도 한인사회의 귀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주간포커스 신문사의 칼럼니스트들은 지난 15년 동안 매주 다양한 칼럼을 게재하면서 한인사회의 지적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 장본인들이다. 또, 포커스는 '독도는 우리땅'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이 캠페인은 영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제공되어 한인 2세와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도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고취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대외적으로는 인천 직항노선 개설을 위해 덴버 마이클 핸콕 시장과 한인 단체장들과의 미팅을 주선하면서 주류사회에 주간포커스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2년 동안 청소년 문화축제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왔으며, 5번의 동요대회, 3번의 교육세미나, 6번의 건강검진행사, 4년간의 영사업무, 4번의 테니스 대회, 4회의 코로나 19백신 접종 클리닉, 2번의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또, 청소년 재단설립, 판소리공연, 마스크 무료 배포 등 콜로라도 한인커뮤니티를 위한 행보는 매년 이어졌다. 


    돌이켜보면 가난하고 힘들었던 첫 몇 해를 제외하고는 주간포커스는 항상 경쟁업체들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었다. 바른 말을 하고도 고소를 당한 일도 있었다. 모든 고소를 이겼지만,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들과 한 커뮤니티에 사는 것이 씁쓸하기도 했다. 한번은 필자가 영주권이 없고, 학력도 위조라는 광고가 타 신문사에 실렸었다. 이 바람에 영주권과 성적증명서, 학위증명서까지 포커스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내 해명한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또, 어느 전직 한인회장은 주간포커스가 자신의 비리에 대해 조사를 하자 필자가 바람이 났다는 둥,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욕설 편지를 만들어 우리 광고주들에게 모두 뿌린 일도 있었다. 이밖에도 주간포커스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가짜뉴스를 만들어 폄훼하려는 수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일이 벌어질수록 이상하리만큼 주간포커스에 대한 교민들의 믿음은 더욱 굳건해졌다. 독자들은 주간포커스에 개인적으로 불만을 가진 자들이 정확한 기사에 반박할 수 없으니, 엉터리 내용으로 찌라시를 만들어 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의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무성한 소문을 만들고 싶었겠지만, 이는 요즘 교민들이 똑똑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시도였다.  


     이런 수많은 모략에도 불구하고 주간포커스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포커스는 언제나 포커스 본연의 일에만 몰두해왔기 때문이다. 잘못된 일은 지적하되, 즐겁고 유익한, 한인사회에 꼭 필요한 내용들을 배로 추가해 실었다. 주간포커스를 보면 일주간의 한인사회를 훤히 볼 수 있도록 작은 기사도 놓치지 않고 실었다. 칭찬에 인색하지 않고, 인재를 발굴하고, 따뜻한 얘기가 가득한 신문을 만들었다. 청소년 문화축제와 동요대회를 개최하며 ‘포커스 키즈(Kids)’로 자라난 2세들이 5백여명에 이른다. 또, 단순히 지면만 채우는 무미건조한 기사 대신 세번, 네번 교정을 보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정성과 논리, 글의 품격을 담도록 지난 16년간 한 주도 빠짐없이 노력했다. 이제는 전미주에서 포커스만큼 잘 나오는 주간신문을 찾기 힘들다 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타주에서 방문한 사람들의 칭찬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이처럼 주간포커스는 한인사회 언론사의 롤모델로 부상했고, 각종 스포츠 대회와 문화 행사, 청소년 행사, 사회봉사활동 등에 앞장서며 단순한 언론사의 역할을 넘어 개척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창간 16년을 맞아 콜로라도 최대 한인 언론사로, 정직하고 정확한 언론의 대명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독자들의 더 큰 자부심을 위해, 그리고 더 품위있는 언론으로 남기 위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보태야 할지를 더욱 신중하게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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