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삼성장로교회 이동훈 담임목사

    고국 대한민국은 지금 한참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철입니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할까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으로부터 왕권을 빼앗긴 한 왕이 등장합니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 선지자에게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노니 그가 돌이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행하지 아니하였음이라”(사무엘상 15:11)라고 하셨습니다. 사울 왕이 어떤 하나님의 명령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아말렉은 진명하라는 명령을 어겼습니다. 그래서 사울을 왕으로 세우신 분이 하나님이신데, 그 하나님이 후회하신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후회하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왜 하나님은 사울 왕에 대하여 후회하시고 그 결과로 그의 왕권을 빼앗으셨을까요? 몇 가지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종 되기를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사울이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최종적인 통치권을 자신이 행사하려고 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왕은 최종 통권자가 아닙니다. 그럼 누구입니까?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사울은 하나님을 따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향해 반기를 든 것입니다. 반역입니다. 그것도 교묘하게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기에는 뭐하니까 반 정도는 순종하고 반은 하나님의 뜻을 거부한 것입니다. ‘열방의 다른 왕’들처럼 한번 해 보고 싶은 것입니다. 왕이 된 이후에 사울은 이제 내 맘대로, 내 생각대로, 내 주장대로 하고 싶어진 것입니다. ‘내가 왕인데 누구의 종노릇을 하다니...’ 이런 생각이 사울의 가슴에 꽉 차 있었습니다.


    둘째, 교만해졌기 때문입니다. 사울은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 ‘자신을 위하여’ 기념비를 세웠습니다(사무엘상15:12). 이것은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한 교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마땅히 하나님께 돌려야 할 영광을 자신이 가로챈 것입니다. 사울은 이 전쟁의 승리가 왕인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백성들로 하여금 기억하게 하고 싶어서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하나님의 공로로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왕이 되기 전의 사울은 스스로 자신을 작게 여길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왕의 지위에 오르기 전에는 초심이 겸손이었습니다. 그런데 왕이 되고 나니까 교만해졌다는 것입니다. 교만한 자를 하나님은 대적하십니다.


    셋째, 하나님을 속였기 때문입니다. 사울 왕은 사무엘 선지자 앞에서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행하였나이다”(사무엘상 15:13)라고 말했습니다. 직역하면 “내가 여호와의 말을 세웠다”입니다.‘행하다’라는 단어가 히브리어로 ‘쿰’입니다.‘세우다, 확정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부정을 나타내는‘로’가 붙으면 즉 ‘로쿰’은 무슨 뜻일까요? ‘세우지 않았다. 행하지 않았다’가 됩니다. 11절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똑같은 단어를 사용하셔서 ‘로쿰’하셨습니다. 사울은 지금 자신이 ‘쿰’했다고 말하고, 하나님은 사울이‘로쿰’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거짓말을 하실 리는 없고, 사울 왕이 지금 하나님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울 왕의 첫 번째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을 일삼는 지도자는 인격적이고 정당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넷째, 백성들에게 책임을 전가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쿰’, 즉 ‘행했다’고 자신에게 보고하는 사울 왕의 말을 듣고 사무엘 선지자가 이렇게 묻습니다. “사무엘이 이르되 그러면 내 귀에 들려오는 이 양의 소리와 내게 들리는 소의 소리는 어찌 됨이니이까 하니라”(사무엘상15:14). 사무엘 선지자가 지금 사울의 범죄를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닙니다. 사무엘 선지자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사울 왕에게 “아니, 그런데 ‘But’, 하나님께서는 아말렉의 모든 것을 하나도 남김없이 진멸하라고 명명하셨는데, 왕께서 하나님의 명령을 다 수행하셨다면 지금 내가 듣고 있는 살아있는 짐승들의 소리는 도대체 무엇입니까?”라고 반문하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사울 왕의 답변이 무엇입니까? “사울이 이르되 그것은 무리가 아말렉 사람에게서 끌어온 것인데 백성이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하려 하여 양들과 소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남김이요 그 외의 것은 우리가 진멸하였나이다 하는지라(사무엘상15:15). 백성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못난 사람들의 특징이 ‘책임전가’입니다. 쉴 새 없이 거짓말을 하고 변명을 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지도자는 ‘무한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내 책임입니다. 내 탓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여야 지도자입니다. 그러나 사울 왕은 공로는 자신에게 돌리고, 허물은 백성들에게 돌렸습니다. 이건 왕의 모습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지도자는 누구일까요? 하나님의 종 됨을 인정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교만하지 않고 시종여일하게 겸손한 사람입니다. 하나님과 사람을 거짓말로 속이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 거짓을 은폐하기 위해 책임 전가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대통령 선거 끝나고 나서 투표한 손가락 자르고 싶은 후회함이 남지 않는 선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고국의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지도자가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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