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교회 허성영 담임목사

    매일 새벽기도로 하나님과의 대화를 마치고 사무실에 앉아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커피원두를 가는 일입니다. 그리고는 뜨거운 물을 부어 커피를 만듭니다. 향긋한 커피냄새와 더불어 커피에 섞인 카페인을 마시고 나면 다소 나른한 몸이 각성되는 듯한 기분이 들지요. 그렇게 시작된 하루일과 중 가끔씩 커피를 마실 기회가 있습니다.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에도 커피를 찾게 되고, 식사 후에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실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하루에 대략 커피 2~3잔은 마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하루라도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날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저만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현대인의 대부분이 커피를 좋아합니다. 적어도 저와 관계한 사람들은 커피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한 블럭마다 커피를 파는 곳은 한 곳씩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중 사람들이 많이 찾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있는데,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가 생기면서 커피의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하죠. 마케팅을 가르치는 교수 친구는 스타벅스의 성공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스타벅스는 문화를 창출하고, 선도해 나가는 기업이다”라고요. 사실 커피는 인류역사에서 늘 함께하였습니다. 스타벅스가 유명해지기전 이미 유럽과 북미에는 맛있는 커피 전문점들이 있었답니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되고 체인점을 가지게 된 이유는 타 커피전문점들과 달리 스타벅스는 공간을 제공하고 사람들이 종일 커피숍에 앉아서 책을 보면서 쉼을 가지거나 사람들과의 만남의 장소로 사용하기를 허락했다는 겁니다. 이는 하나의 문화, 즉 트렌드를 만들어 냈는데 커피 전문점이 잠시 들리는 곳이 아닌 머무는 곳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현재 대다수의 커피매장이 스타벅스처럼 공간을 제공하게 되었다는 거죠.


    스타벅스의 이런 문화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어떤 시즌이 되면 이벤트성으로 사은품을 제공하는데, 한번은 사은품으로 주어지는 가방을 얻으려고 커피 300잔을 시키고는 커피는 가져가지 않고, 가방 17개만 가져간 사람도 있었답니다. 그 가방을 소유하는 것. 그것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라는 거죠. 그래서 한국의 중고등학생들도 웃돈을 주면서까지 그 가방을 소유하려 한다니 우스운 일입니다. 문화가 사람을 지배하는 거죠. 물론 스타벅스가 좋은 문화를 선도하기도 합니다. 플라스틱 제품이 환경에 좋지 않기 때문에 플라스틱 스트로우 대신에 종이로 만든 스트로우를 쓰기로 하였고,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처럼 좋은 트렌드, 좋은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때로 잘못된 문화의 창출은 분명 사회에 해악이 됨을 인지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의 경우 낙태를 찬성하고, 동성애 운동에 재정 지원을 합니다. 낙태와 동성애와 관련하여 토론을 시작하면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성경적으로 낙태와 동성애는 죄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가능하겠지만, 아닌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욱이 이것이 스타벅스와 같이 문화, 트렌드를 창출하여 영향을 미치는 기업 선도하는 것이라면, 이를 소비하며 자라나는 다음세대를 생각할 때에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문화는 곧 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Korean Culture라 하여 한국 드라마와 영화들이 전 세계에 유행하는 것을 보면 현시대의 문화가 어디를 향해 흘러가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출시된지 반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고 후편을 기대하고 있는 한국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사회적 불평등과 절차의 불공정을 꼬집는 비판적 요소를 해학적으로 풀어냈다고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하여 피가 흥건히 보여지는 살인이 그려지고, 인간의 목숨이 쉽게 다뤄지는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불쾌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고 난 이후 사회문제에 대한 심오한 성찰보다는 그 안에 오락적 요소와 잔인한 장면들이 머릿속에 남는다고들 하죠. 가치관이 확고하게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의 경우 무분별한 수용을 하게 되고, 이는 삶에서 무의식 가운데 표출되기도 합니다. 한 예로 불과 20여년전에만 해도 동성애를 미디어에서 다루는 것이 금기 시 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고, 이로써 현재 청소년들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은 기성세대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를 인식한 듯 영화계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자기 자녀에게는 오직 일주일에 한시간만 TV시청을 허용한다고 하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많은 현대는 우리모두가 문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의 영향력은 너무나도 크고, 더불어 문화가 죄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린도전서 10장 31절). 혹시 우리가 즐기고 있는 것이 죄악된 것임을 알고도 문화라는 미명아래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시대의 흐름을 따라 사는 삶보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붙들고 살아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복음입니다. 복음 안에 진정한 문화가 있고, 문화를 바로 볼 수 있는 혜안이 담겨 있습니다. 복음으로 올바른 문화를 누리며 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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