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중 하나인 ‘말보로(Marlboro)’가 10년 내 미국을 제외한 국제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이 담배를 만드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연초형 담배의 퇴출을 공개 선언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먼저 사라지지만 이 움직임은 세계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PMI의 야체크 올자크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 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말보로를 10년 안에 영국 소매점 진열대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자크는 “담배 없는 세상이 빨리 도래할수록 모두에게 이롭다”며 “(영국에서) 2030년부터 판매가 금지되는 휘발유 자동차처럼 담배를 취급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필립모리스는 미국 법인(PM USA)과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판권을 가진 PMI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어서 이번 결정이 미국 시장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PMI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연초형 담배가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논란으로 인해 갈수록 설 땅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각국 정부가 더욱 강력하게 금연 정책을 실시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경우 현재 14.9%에 달하는 성인 흡연율을 2030년까지 5% 미만으로 낮추고 이후엔 0%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가 담배를 완전히 포기하는 건 아니다. 담배 판매로 2020년 한 해에만 286억9400만달러(약 33조1400억원)를 벌어들인 PMI는 “니코틴의 건강한 흡입”을 위해 연초형 담배 대신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 담배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 담배는 연초 고형물을 가열한 뒤 나오는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연초형 담배보다 인체에 유입되는 유해 물질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올자크는 “소비자의 가장 좋은 선택은 담배를 끊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궐련형 전자 담배 등 덜 해로운 현대적 대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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