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팔체질 한의사가 팔체질 침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처음 목격했을때의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필자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기존의 침술과는 너무 판이한 침술을 보는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때 팔체질 한의사가 마치 춤추는 듯한 동작으로 환자의 팔다리를 오가며 순식간에 침을 놓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독특한 팔체질 침술이  어떻게  환자의 병을 고칠 수 있는지 궁금해 했던 기억이 있다.

 팔체질 침술은 기존의 침술과는 많이 다르다. 첫째, 팔체질 침법은 다른 일반 침법에서 처럼 침을 피부나 근육에 꽂아 놓고 일정 시간 놓아두는 “유침(留針)”이 없다.특별히 고안된 체질침관으로 침을 담아 팔다리의 특정 혈자리를 4-5mm정도 찌르고 빼는 방법을 사용한다. 유침이 없기 때문에 침놓는 시간은 수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침법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팔체질의 독특한 침법이다.

 그렇다면 팔체질은 어떤 원리로 치료를 하는 것일까? 팔체질 치료 원리를 한마디로 정의 한다면 ‘타고난 장부(臟腑)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다.’ 즉, 사람은 여덟가지 다른  체질로 타고 나는데 각각의 체질은 태어날때 부터 강한 장기와 약한 장기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 갓난 아기의 장부의 불균형은 선천적인 것으로 이때 까지만해도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상적인 불균형이다. 이를 적 불균형(적합한 불균형)이라 한다. 이 갓난 아기때의  병은 크게 복잡하지 않다. 물론, 요즘 소아암이라든가 백혈병 등 희귀한 중병에 걸리는 소아 들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물고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그다지 병이 복잡하지 않다. 아이와의  의사소통 때문에 진단이 어려울 뿐이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섭취, 운동, 생활 습관, 환경 등으로 선천적으로 강한 장기는 더욱 강해지고 약하게 태어난 장기는 더욱 약해져서 아이때의 적 불균형 상태가 깨어지면 그때 병이 생기게 된다. 

 팔체질 치료는 이러한 장기의 불균형을 태어났을 때의 상태인 적불균형 상태로  균형을 맞추어 주는 치료인 것이다. 팔체질은 절대 아픈 부위에 침을 놓지 않는다. 허리 디스크 환자를 치료 할 때도 역시 장부의 균형을 맟추어 주면 척추 주변의 기혈순환을 높여 척추 주변의 염증을 감소시켜 통증을 없앨 수 있는 것이다. 발목이 삐어도 오십견이 있어도 배가 아프거나 두통이 있거나 해도 팔체질 침은 아픈 부위에 침을 놓지 않고 오직 팔과 다리에 있는 혈(穴)만을 사용하여 치료한다. 우리 몸에는 365개의 침자리가 있지만 우리몸 안의 장부를 강력히 조절 할 수 있는 혈은 팔꿈치와 무릎아래에 위치한 오수혈(五數穴)이기 때문이다.  이 오수혈이라 함은 침자리가 목, 화, 토 , 금, 수 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혈을 말한다. 우리의 장부도 이런 성질을 각각 가지고 있다. 간과 담은 목에 속하고, 심장과 소장은 화에, 췌장과 위는 토에, 폐와 대장은 금에, 신장과 방광은 수에 속한다. 그러므로 오수혈을 이용하여 각각의 장기를 사(寫)할 수도 보(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천적으로 간이 강하게 태어나고 폐가 약하게 태어난 목양체질은 간을 사하는 것이 기본방이다. 목양체질이 발이 삐어서 왔다면 이 기본방으로 치료하면 날 수 있다. 그러나 병이 중하고 복잡 할 수록 한가지 장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 장부가 복합적으로 문제가 오기 때문에 계산과 치료 방법이 복잡해 진다. 팔체질 침치료시 환자당 적게는 50개 많게는 200개의 침을 놓게 되는데 이 혈자리들 또한 순서가 있다. 팔체질 한의사는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맥진으로 먼저 환자의 체질을 감별하여 어떤 처방을 쓸 것인지 결정한 다음 정확한 침자리의  순서에 의해 치료하게 되는 것이다.팔체질 치료는 장부의 생기를 주고 받는 방식으로 치료 되기 때문에 침자리의 순서가 정확해야 바른 치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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