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교회 허성영 담임목사

    “나는 대리석 안에 천사를 발견했다. 그 천사를 자유롭게 할 때까지 조각을 할 것이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조각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미켈란젤로가 한 말입니다. 미켈란젤로는 1501년 5월 공화정이 수립된 이탈리아 피렌체로 돌아온 뒤, 그해 8월 시 의회로부터 다비드상을 조각해 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이를 위해 시에서 제공한 것은 5.5미터가 넘는 거대한 대리석이었지요. 그런데 사실 이 조각상을 의뢰받은 사람은 미켈란젤로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다른 많은 조각가들은 이 거대한 대리석의 결이 좋지 않아 원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모두 거절을 한 것이었죠. 몇몇의 조각가들은 용기를 내어 시작해봤지만, 대리석만 망가트렸을 뿐 완성을 하지 못했답니다. 그렇게 서투른 조각가에 의해 망가져 40년간이나 방치되어 있었던 5.5미터의 거대한 대리석. 완성된 다비드상은 피렌체 대성당을 장식할 예정이었습니다. 또한 이 다비드상은 갓 공화정이 수립된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있어 그들의 독립과 자유 민권의 위상과 당당함을 세상에 드높일 수 있는 상징과도 같은 사업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은 조각에 관한 베테랑 예술가가 조각을 해주길 바랬던 것이었는데, 다른 명망 높은 조각가들이 제작을 포기하자, 최종 선택된 제작자는 이제 고작 26살의 미켈란젤로였습니다. 모두가 거절하고, 흠집이 나서 망가져 있는 이 거대한 돌을 보자 미켈란젤로는 서두에 언급했던 유명한 말을 한 것입니다. “나는 대리석 안에 천사를 발견했다. 그 천사를 자유롭게 할 때까지 조각을 할 것이다.”


     미켈란젤로가 본 것은 다른 조각가들이 본 것과 같은 결이 나쁜 대리석이 아니라 대리석이 품고 있는 천사를 보았던 것입니다. 그렇게 미켈란젤로는 꼬박 3년에 걸쳐 5.49미터의 거대한 다비드 상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는 기존의 방법과도 다르게 조각을 했습니다. 보통 실물 크기의 모델을 참조하여 조각을 하는데, 그는 대리석 덩어리 표면에 직접 그림을 그린 후 순전히 눈짐작만으로 조각을 이어나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뿐 아니라, 그의 ‘다비드상’은 기존의 다비드상과는 확연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기존의 도나텔로나 베로키오, 카스타뇨의 다비드들은 골리앗의 머리를 발 밑에 두고 손에 칼을 쥔 승리한 젊은이의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다비드상’은 승리를 거둔 모습이 아닌 전투를 결심한 엄숙한 결의와 찬 전사로서 투석기를 어깨에 짊어진 나체의 청년상입니다. 몸 전체에 걸쳐 단단하게 긴장된 근육, 힘줄이 솟아 있는 큰 오른손, 팽팽하게 부각된 목의 핏줄, 꽉 다문 입과 찡그린 눈썹, 깊은 주름, 먼 곳의 특정 대상을 향해 강렬히 응시하는 것 같은 눈. 언제라도 골리앗을 향해 돌진하려는 역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그 대리석에서 이러한 조각상이 숨겨져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코로나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한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우리는 본질과 비본질에 대하여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성공을 하면 나란 존재가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성공을 위해 무엇인가 많이 채워야 한다고 믿고 있지요. 그래서 불필요한 포장을 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렇다 보니, 우리의 본래의 모습은 마치 40년 동안 버려져 있던 대리석 안에 꽁꽁 감쳐져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주신 하나님의 성품인 긍휼과 자비, 사랑과 자비와 양선과 오래참음등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죄, 거짓과 위선, 교만함과 자만심, 그리고 욕심 등으로 덧입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치 질그릇에 싸인 보석과도 같지요. 그래서 이것을 벗겨내야 하는데 오히려 자꾸 무엇인가를 덧칠하거나 덧입히는 어리석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인간 본연의 모습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만 가능합니다. 오는 주일은 부활절입니다.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심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버려진 대리석 같은 우리를 바라보시며 쓸모없다 하지 않으시고, 우리 안에 천사를 보십니다. 모두가 포기하여 버릴지라도 예수님은 버리지 아니하십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모난 곳, 아름답지 못한 곳, 삐뚤어진 곳, 미운 곳들이 다비드상처럼 아름답게 변하여,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신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을 것입니다. 예수 믿으세요.  “그러나 언제든지 주께로 돌아가면 그 수건이 벗겨지리라(고린도후서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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