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밥솥이 나오기 전에는 질긴 고기요리나 잡곡밥을 할 때, 사전에 요리가 잘 되도록 하기 위해 어떤 처리를 한 후에 요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근래에는 압력밥솥이 출시되면서 요리가 훨씬 간편해지고 시간 또한 절약되고 있다. 이러한 가정용 압력밥솥은 167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드니 파팽이 발명한 증기찜통을 개량한 것이 그 시초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사용해왔던 가마솥을 그 시초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음식물은 끓는 물에서 조리하므로 1기압, 약 100℃의 물에 일정한 시간 동안 넣어두면 조리가 된다. 그러나 높은 산에서는 기압이 낮아 조리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액체의 끓는점은 압력에 따라 달라지는데 높은 산에서는 압력이 낮아 끓는점이 100℃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다. 즉, 액체의 끓는점은 압력이 낮으면 낮아지고 압력이 높으면 높아지게 된다.

 이런 점을 이용해 솥 속의 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압력이 높아지도록 만든 것이 압력밥솥이다. 이렇게 하면 끓는점이 높아져 잘 익지 않는 음식을 조리하기가 쉬워질 뿐만 아니라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열이 음식물로 전달되어, 더 빨리 요리를 할 수 있다. 또한 요리시간이 짧아지므로 요리 과정에서 쉽게 파괴되는 비타민이나 무기질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으며 연료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대부분의 압력 밥솥 은 내부의 압력을 대기압보다 높은 1.2기압 정도로 높여 물이 약 120℃에서 끓게 한다.

▶ 일반 압력밥솥
 일반 압력밥솥의 구조는 아래 그림처럼 솥뚜껑과 솥 사이에 고무를 끼우고 나사를 조여서 증기가 새지 않게 한다. 뚜껑 위쪽에는 작은 구멍이 있으며 압력추가 구멍을 막고 있다. 이 때 솥 속의 증기압이 압력추가 누르는 힘보다 크면 구멍은 열려서 증기가 방출하게 되어 위험을 피하게 된다. 압력추는 일정한 압력 이상이 되면 증기가 배출되어 안전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져 있고, 더욱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보조 안전장치도 부착되어 있다.

▶ IH 전기압력밥솥
 전기압력밥솥은 1990년대 출시 초기에는 대부분 밑바닥만 가열하는 열판식이어서 아래부터 천천히 가열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의 밥을 지을 경우 종종 밑은 타고 위는 질어서 층을 이루는 층층밥이 되곤 했다. 이러한 단점을 없애기 위해 고안한 것이 IH 전기압력밥솥이다.

 IH(유도가열 Induction Heating) 밥솥은 내통 자체가 직접 발열하는 통가열 방식인데, 바깥쪽 스테인리스 솥과 안쪽 알루미늄 솥의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바깥쪽 솥의 바닥과 측면에는 전기코일이 붙어 있다. 밥을 지을 때 인버터 회로로 주파수가 20~40kHz가 되도록 이 코일에 교류전류를 흘려 보내고 끊는 일을 반복한다. 그렇게 하면 전류가 흐를 때는 코일 주변에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끊어질 때는 자기장이 사라진다.
교류전류는 전류가 흐르는 방향이 번갈아가며 바뀌므로 코일 주변에 N극과 S극의 방향도 주기적으로 바뀌는 교류자장이 발생한다. 이 자력선의 변화로 전기가 발생하는 것이 전자기유도현상이다. 이 전자기 유도로 바깥쪽 스테인리스 솥에 와전류가 생기는데 이 와전류 에너지의 대부분은 스테인리스의 전기저항이 커서 열로 바뀌고 이 열이 안쪽 알루미늄 솥 전체를 통째로 가열한다. 그리고 몸통과 뚜껑 사이에는 고무로 만든 가스켓 (gasket)이 설치되어 압축된 공기가 새지 않도록 밀폐하고 뚜껑에는 압력 조정 장치가 있다.

 압력 조정 장치는 압력밥솥 내의 증기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다가 취사 완료 후 유지된 압력을 회로를 통한 전원 공급으로 작동해 압력을 외부로 배출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 우리나라 전통 압력밥솥‘가마솥’
 가마솥에 밥을 하면 밥맛이 좋다고 한다. 밥맛의 비결은 솥뚜껑 무게, 바닥 두께, 그리고 모양과 관련이 있다. 쌀이 잘 익으려면 대기압(1기압) 이상의 압력이 필요한데 가마솥의 솥뚜껑은 솥 전체 무게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무겁다. 따라서 수증기가 솥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못하여 내부압력이 대기압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러면 밥이 100℃ 이상에서 지어지므로 쌀이 충분히 익게 된다. 또한 솥뚜껑이 무거운 만큼 쉽게 식지도 않기 때문에 뜸도 잘  들게 된다. 또한 가마솥의 바닥모양이 둥글기 때문에 열이 입체적으로 전달되며 불에 먼저 닿는 부분은 바닥 두께가 두껍고 가장자리 부분은 얇아 열을 고르게 전달시켜 밥이 잘 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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