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국회’재연한 최악국회 오명

    국회가 30일 본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을 처리하면서 20대 국회 마무리를 코앞에 두게 됐다. 여야는 비쟁점 법안 처리 등을 위한 본회의를 다음 달 6일 한 차례 더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굵직한 현안들을 이날 매듭지으며 사실상 이번 국회의 막이 내려가는 모습이다. '일하는 국회' 다짐과 함께 개막한 20대 국회지만, 4년간 충돌과 고성으로 얼룩져 '최악'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다는 평이 나온다.

◇ 20대 국회 … 악수보다 반목
    여당인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122석)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123석)·국민의당(38석)의 3개 교섭단체로 출발한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다당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여야는 대화보다는 고성을, 악수보다는 반목을 더 많이 보여줬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 처리라는 역사적 기록을 남겼지만 그로 인해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져 그림자 역시 짙었다. 실제 2017년 조기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 이후 뒤바뀐 여야의 대치 전선은 더욱 가팔라지는 양상이었다. 심지어 2018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꼬박 이어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선 '동물국회'가 재연됐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위한 법안들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현 통합당)을 뺀 민주당과 소수정당들이 밀어붙이면서다. 민주당과 소수정당들은 2019년 4월 29일∼30일 자정을 넘긴 '육탄전' 끝에 두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웠고, 이 과정에서 '육탄전'이 발생했다. 상대 당에 대한 무더기 고발로도 이어졌다. 이후 패스트트랙으로 인한 본회의 자동부의 시기가 도래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민주당의 '살라미 회기' 전술이 서로 맞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해 9월∼10월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으로 여야가 극렬히 대치했다.

◇ 국회 법률안 처리 실적 저조
    국회사무처의 '20대 국회 법률안 처리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은 34.8%로 19대 동기간(42.3%) 대비 7.5%포인트 낮았다. 제출된 법안 2만4천18건 중 8천359건만 처리된 것이다. 이날 본회의 처리 법안과 6일 본회의가 개최될 경우 처리될 법안을 합치면 처리율은 소폭 늘 수 있지만, 19대 최종실적인 43.9%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예산안 역시 4년 내리 법정시한을 넘겨 '지각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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