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떠나 '유령 마을'이 될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작은 도시 삼부카가 순식간에 외국인 10만여 명의 입주 문의를 받았다. 1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레오나르도 치아치오 삼부카 시장이 버려진 가옥 16채를 시작가 1유로(약 1천300원) 경매에 내놓은 게 그 발단이었다. 주민 감소와 폐가 증가로 존립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우격다짐으로 짜낸 아이디어였으나 반응은 뜨거웠다. 경매 소식이 전해진 지 몇 주 만에 미국을 비롯한 외지에서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결국 삼부카는 입주자가 자비를 들여 폐가를 리모델링하는 것을 조건으로 경매에 내놓은 집들을 최고가 입찰자들에게 모두 팔았다. 낙찰가는 평균 수천 유로(수백만 원)였으며 최고가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여성이 지불한 2만5천 유로(약 3천300만 원)였다. 중세기 바로크 건물과 아랍식 건물이 혼재하는 삼부카의 인구는 1950년대 초부터 30%가량 줄어 현재 5천800명 정도다.

     최근 15년 동안 인구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는데 같은 이유로 근심에 빠진 마을은 삼부카뿐만은 아니다. 경매사이트 'https://casea1euro.it/'를 보면 버려진 집들을 1유로처럼 싼값에 파는 마을이 16곳에 달한다. 유럽에 있는 작은 마을들은 주민들이 대도시로 떠나고 남은 이들도 거의 출산을 하지 않아 심각한 인구 수축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조사 프로그램 엡슨에 따르면 EU 내에서 시골로 분류되는 지역의 인구는 1억4천200만 명인데 2050년까지 800만 명이 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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