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두 개 이상의 유전자 조작, CHAOS 방식 개발

    콜로라도 대학(University of Colorado) 연구진들이 대장균을 비롯한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 박테리아의 진행을 차단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고도로 정교한 DNA 편집 기술을 이용하여 박테리아 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병원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다. CU 연구진들은 자신들이 찾아낸 새로운 방식에 유기체 적응 장애의 통제(Controlled Hindrance of Adaptation of OrganismS, CHAOS)라는 명칭을 붙였다. CU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연구가 광범위하게 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분야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질병통제센터 (Centers for Disease Control)에 따르면 매년 약 2 백만 명이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되고 이 가운데 23,000 명이 사망하고 있다. 또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에 적응할 수 있는 다약제(multidrug) 내성 병원균이 새로운 항생제 개발보다 더 빠르게 생성될 수 있다. CU 화학 및 생물 공학과의 조교수이자 CU ‘차터지 그룹(Chatterjee Group)’의 수석 연구원인 아누쉬리 차터지(Anushree Chatterjee)는 "당신과 내가 지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도 여러 가지 바이러스들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인체는 전체적으로 약제 내성균에 관해 불안정하다"고 설명했다.

    CU의 화학 및 생물 공학과 박사이자 이 연구 책임자 피터 오토팔 (Peter Otoupal)은 "우리는 가장 까다로운 바이러스의 진화 경로를 차단하고 바이러스가 다시 출현하지 못하도록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오토팔과 그의 동료들은 2013년부터 대장균의 ‘세포 사멸 스위치’로 작용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기 시작했는데 그 동안은 한 번에 하나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박테리아를 죽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 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에 조작함으로써 세포를 약화시킬 수 있었다. "박테리아가 생존하도록 돕는 유전자들도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조정하면 박테리아의 세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다"라고 오토팔은 설명했다.

    CHAOS 기술은 이러한 방법을 적용해서 박테리아의 유전자 여러 개에 동시에 장애를 유발시켜 박테리아 세포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박테리아의 DNA를 변화시키지 않고 개별 유전자의 기능만 변화시키는 것으로써 현재의 치료법이 갖고 있는 취약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팔은 “우리는 진화론의 규칙을 우리 연구에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차터지 교수는 앞으로 2 년 동안 동물에게 적용하는 ‘전 임상’ 단계로 이 실험을 진행한 뒤에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산학 협력 파트너십 개발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병원균을 처리할 방법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가능한 한 빨리 이 연구 결과를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에 필요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업계의 협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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