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후보 난립으로 혼전양상 예상돼

     오는 11월 6일, 콜로라도 주민투표를 통해 콜로라도에 새 주지사가 선출된다. 현 주지사인 잔 히큰루퍼(민주당)는 임기 제한에 걸려 더이상 3선을 노리고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8년만에 새로 선출되는 주지사 자리를 놓고 사상 최다 후보군이 난립하는 등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1월 16일부터 공식적으로 주 전체적으로 주지사 선거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후보들은 주민투표 용지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 10,500명의 유권자 서명을 모으기 위해 쇼핑몰과 도로가, 주차장 등지로 나가 지지를 호소하고 서명을 모으기 시작했다. 후보들은 늦어도 6월 26일에 열리는 예비경선에서 후보자리를 꿰차기 위해 수많은 다른 후보들과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쳐야 한다.  공화당의 경우, 지난 2016년 미 상원의원 경선에서 위조된 서명을 제출해 법정 소송까지 가는 파문 끝에 한때 당선이 유력했던 후보가 낙마하는 사건이 발생했었고, 민주당의 경우 2010년 이후 처음 시행되는 주요 경선이 될 전망이다. 

    콜로라도에서는 주지사, 검찰청장, 재무장관 및 주무장관 후보들은 2가지 방법으로 당 경선투표에 도전할 자격이 생긴다. 첫번째는 유권자들의 서명을 모으는 것이고, 또다른 방법은 정당집회(caucus) 절차를 통해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다.  두가지 방법 모두 TV 리얼리티 쇼에나 나올 법한 각종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발생하며, 둘다 위험부담이 크다.  유권자 서명을 얻는 방법을 택하려면 2달 안에 주의 7개 의회 관할구역에서 각각 1,500장씩 총 10,500명의 서명을 모아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서명을 전문적으로 모으는 사람을 고용해서 그로서리 스토어 같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에 가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청원서에 서명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유권자의 서명은 딱 한번만 쳐준다. 따라서 한 유권자가 여러 후보를 위해 서명했다고 치더라도 가장 먼저 제출한 후보가 가진 서명만 효력을 가진다. 따라서 제일 발빠르게 움직인 후보가 가장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2016년만 해도 후보들이 힘들게 모아서 제출한 서명 가운데 적게는 30% 많게는 40%가 유효한 서명 자격을 잃었었다.  서명을 모으는 일은 또 최고 200,000달러까지 돈이 들기 때문에 이렇게 자격 없는 서명의 수가 많을수록 후보들의 속은 쓰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당집회를 통하는 방법은 어떨까? 이 방법 역시 나름의 위험부담을 감수해야한다.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 후보는 주 당 집회에서 반드시 30%의 득표를 해야한다. 주 당 집회에서는 최고 3명까지만 추천을 해주기 때문에 이 3명 안에 기를 쓰고 들어가야 한다. 정당집회는 3월 6일에 열리는 동네 코커스 회의에서 대표 자리를 획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후보들은 이렇게 지역주민 회의를 통해 선출됨으로써 열렬한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코커스에 큰 공을 들이기 마련이다. 만약 후보가 정당집회에서 3명의 후보에 들지 못하더라도 10-30%의 지지를 얻은 상황이면 후보 자격을 얻기 위해 주민 청원 서명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지율이 10% 미만이 되면 더이상의 기회는 없다고 보면 된다. 현재 주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1월 16일까지 총 16명이며, 명단은 다음과 같다. 민주당은 노엘 긴스버그(사업가), 마이크 잔스턴(전 주 상원의원), 캐리 케네디(전 콜로라도 주 재무장관 및 전 덴버시 부시장), 다나 린(부 주지사), 제레드 폴리스(미 하원의원), 에릭 언더우드(전 하원의원 보조, 2016년 미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 등 6명이다. 공화당은 스티브 발록(활동가), 신디아 코프만(콜로라도 검찰청장), 루 게이터(라리머 카운티 위원), 그레그 로페즈(전 파커 시장 및 2016년 미 상원의원 후보), 빅터 미첼(전 주 하원의원), 더그 로빈슨(사업가), 짐 런드버그(사업가), 워커 스테이플턴(콜로라도 주 재무장관), 탐 탠크레도(전 미 하원의원, 2014년 주지사 후보, 2008년 미국 대통령 후보) 등 9명이다. 그리고 보험 에이전트이자 미 통일당이라는 정당을 창시한 회장이자, 2014년과 2016년 미 상원의원 후보로 나섰던 빌 해먼스라는 남성도 제3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

    무려 16명이 주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혼전양상을 보이지만, 사실 이중 눈여겨볼 만한 후보는 민주당은 다나 린과 제레드 폴리스, 공화당은 신디아 코프만, 워커 스테이플턴 등 4명 정도이다. 물론 지금 현재로는 16명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지만, 주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민주당은 조 가르시아(전 부주지사), 데이비드 시로타(저널리스트), 공화당은 J. 폴 브라운(전 주 하원의원), 배리 파라(사업가), 젝 그래엄(사업가), 팀 내쉬빌(주 상원의원), 레이 스캇(주 상원의원), 저스틴 스미스(라리머 카운티 쉐리프), 잔 서더스(콜로라도 스프링스 시장, 전 콜로라도 검찰청장), 웨인 윌리엄스(콜로라도 주무장관) 등도 주지사에 출마한 여지를 여전히 남겨두고 있어 주지사 출마 후보의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2017년에 콜로라도 입법자들은 주민들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모으는 기간을 3주 앞으로 당겨 제출 마감기한을 3월 20일로 변경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는 곧 다시 말하면 주 당 집회 이전에 청원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후보는 종전처럼 두가지 모두를 시도하려는 노력 대신 하나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종전에는 후보들이 대체방안으로 청원절차를 쉽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웬만해서는 그럴 수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 유일하게 두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후보는 민주당의 제레드 폴리스 후보다. 제레드 폴리스는 오랜 정치 경력으로 지지층이 상당히 두터우며, 그만큼 정치 자금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른 후보들은 당 집회에서 30%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 너도나도 유권자들의 서명을 받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반면 탐 탠크레도 전 하원의원만은 서명 대신 당 집회를 통해서 당당히 주지사 후보에 이름을 올리겠다고 자신만만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탠크레도는 서명을 모으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공화당 집회를 통해서 주지사 후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앞으로 선거까지 10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들의 발빠른 행보를 통해 과연 누가 우위를 점거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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