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들려준 쥬빌리 앙상블

          쥬빌리 앙상블(지휘자 김나령)은 지난 21일 오후 7시 30분 체리힐스 빌리지에 위치한 베다니 루터란 교회에서 2017년 <사운드 오브 쥬빌리> 공연을 개최했다. 낮이 짧아진 탓에 차가우면서도 신선한 공기가 묵직한 암흑과 하나된 겨울밤 사이로 쥬빌리 앙상블의 청량한 화음이 은은하게 울려퍼졌다.  어른들은 한 해를 보내는 즐거움과 아쉬움을, 아이들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겨울방학의 설렘을 느껴볼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 공연의 테마가 ‘가족(family)’이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가족’이라는 테마에 맞게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 노래들마다 가족의 이야기가 담겼다. 예들 들어, <달님 주머니>에는 동생이, <맷돌>에는 할아버지·할머니가, <엄마로 산다는 것>에는 엄마가 가사에 등장한다. 이 밖에 쥬빌리 앙상블 공연 최초로 단원들의 가족들이 함께 했다. 장진영 양의 언니 장민영 양이 피아노와 첼로를, 권윤오 군의 어머니 권지희 씨와 도호준 군의 어머니 이누리 씨가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두 어머니들은 모두 성악을 전공한 실력자들이다. 공연 프로그램을 준비한 김나령 지휘자는 “이번 공연은 가족(family)를 주제로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가 가사에 담긴 노래들을 준비했고,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무대에 함께 선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가족들도 초청해 같이하는 한편, 사춘기에 접어든 쥬빌리 B 아이들이 어머니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엄마로 산다는 것>을 선곡했다”고 구성 취지를 설명했다. 본 공연에서는 쥬빌리 코럴이 <Music Alone Shall Live>, <달님 주머니>, <맷돌>을 전반부에, <Christmas Chopsticks>, <Mele Kalikimaka>, <All on a Silent Night>을 후반부에 각각 불러 무대를 장식했다. 리틀 쥬빌리는  <Mambo Italiano>, <연날리기>, <겨울바람>을, 쥬빌리 B는 <엄마로 산다는 것>과 <키작은 꼬마 이야기>를 선보였으며, 이들의 공연 이후 모든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합창하며 전체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앞서 밝혔듯이 <Christmas Chopsticks>에는 장민영 양이 4 핸드 피아노로 참여했으며, <All on a Silent Night>에는 권지희 씨와 이누리 씨가 듀엣으로, 장민영 양이 첼로로 참여했다. 더불어, 이준석 디렉터와 오웬 쩌우 씨가 피아노 반주로 함께 했다.  쥬빌리 코럴은 3~8학년 남녀 학생들로 구성된 어린이 합창단으로 쥬빌리 앙상블의 주력이며, 리틀 쥬빌리는 K-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창단 입문을 위한 예비과정이다. 이 때문에 리틀 쥬빌리는 음악적인 기교보다는 바른 자세와 선생님과 시선 맞추기 등 기본기 학습에 치중하고 있다. 또한, 김나령 지휘자는 “매년 새로운 공연을 기획하는 것은 정말 힘든 과정”이라면서도 “쥬빌리의 정기 공연이 저에게는 1년에 두 번씩 찾아오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평생에 한 번 뿐일 수도 있기 때문에 최고의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연을 준비하는 총책임자로서의 부담감과 책임감을 내비쳤다. “이번 공연도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무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 빛을 발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반짝이는 얼굴들을 보면 언제 힘들었냐는 듯이 아이들의 밝은 모습만 남는다”는 김 지휘자는 “아이들이 열심히 준비한 것에 비해 찾아주신 관객들이 적은 것 같아 이 점이 속상하다. 앞으로는 보다 많은 분들이 우리 공연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한편, 쥬빌리 앙상블은 내년 2월 9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행사에서 공연하고 5월 19일에는 봄 정기공연을 준비하는 등 다가올 새해에도 활발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봄 정기공연에 함께 하고 싶은 어린이들은 1월 8일까지 개별 오디션을 마쳐야 하며, 자세한 문의는 jubileecolorado@gmail.com이나 720-232-5880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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