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선수들 일제히 반발

          지난 24일 덴버 브롱코스와 버펄로 빌스간의 미프로풋볼(NFL) 올 시즌 3번째 경기 시작전 국가연주가 나올 때 브롱코스의 선수 32명이 무릎을 꿇었다. 23일과 24일에 벌어진 NFL 경기 가운데 가장 많은 선수들이 무릎을 꿇은채 일어서지 않은 것이다. 이는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 및 차별과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2일 발언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선수들이 고의로 저지른 성조기와 미국 국가에 대한 불손(?)행위다. 앞서 벌어진 여러 경기에서도 수명 또는 십수명의 선수들이 국가연주 때 무릎을 꿇고 일어서지 않았다. 이와 관련, 브롱코스구단의 조 엘리스 CEO와 존 얼웨이 제너럴 매니저, 그리고 반스 조셉 감독 등은 선수들의 이러한 행동에 지지를 표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NFL의 다양성과 선수들의 의사표현을 존중한다고 표현함으로써 선수들의 입장을 지지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NFL 구단주, 선수들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같은 긴장은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공화당 루서 스트레인지 연방상원의원 지원 유세에서 “누군가 우리 국기에 무례를 범하는 녀석이 있을 때는 즉각 필드에서 내쫓아버리는 그런 NFL 구단주들을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TV를 켰는데 그런 자들이 위대한 국가가 연주되는데 무릎 꿇은 채로 있다면 경기장을 떠나도록 하는 게 잘하는 일”이라며 “보증하건대 이런 일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가연주 때 일어서지 않은 장면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NFL이 선수 보호를 위해 충돌과 부상 방지 규정을 강화한 것을 두고 “그들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룰 개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NFL측은 즉각 반발했다.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는 “대통령의 분열적인 발언은 리그와 우리 선수, 우리 게임에 대한 존중의 결여에서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델 커미셔너는 트위터 성명에서 “NFL과 우리 선수들은 우리나라와 문화의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NFL 선수들도 동료인 캐퍼닉을 두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경기시작전 국가연주때 무릎을 꿇는 선수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심기가 불편한 선수들이 그만큼 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브롱코스는 무려 32명이나 무릎을 꿇었다. 물론 무릎을 꿇지 않고 평상시대로 서서 가슴에 손을 얹고 정중하게 국민의례를 하는 선수들도 많다. 이들 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문제가 있다고 인식을 하지만 그래도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전몰장병에 대한 예우를 다하는 게 옳다고 판단해서 무릎을 꿇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오전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측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NBA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관례대로 백악관의 초청을 받았는데 간판스타인 스테픈 커리가 백악관에 가지 않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저하는 커리에 대한 초청은 철회됐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나 마구잡이식 발언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줘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프로스포츠 선수들과 대립각을 보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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