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서 음식 가공처리 기술 상용화 막바지

            홀푸드를 집어삼킨 아마존의 진격이 예사롭지 않다. 아마존은 23일 독과점을 규제하는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가 홀푸드 인수를 승인하자마자 지난 28일부터 홀푸드에서 판매하는 일부 품목의 대대적인 가격할인에 나섰다. 아마존은 지난 6월 홀푸드를 137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으나, 독과점 위배에 해당하는 지 연방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려왔다. 아마존이 가격 인하를 시사한 품목에는 바나나, 달걀, 연어, 소고기, 사과 등 유기능 식재료들이 포함되며 이 중 일부는 홀푸드뿐 아니라 아마존의 자체 서비스인 아마존닷컴, 아마존 프레시 및 아마존 프라임 나우 등을 통해서도 주문이 가능하다. 이번 아마존의 홀푸드 세일은 최대 4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유통시장 장악 계획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홀푸드 인수는 식품유통 전반을 뒤흔드는 큰 그림의 일환일 뿐이라는 것이 업계측의 전망이다. 한국의 KT 경제경영연구소가 운영하는 디지에코(DIGIECO)에 따르면, 아마존은 냉장보관이 필요없고 보관기간은 늘리면서도 맛은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식품 가공기술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냉장보관없이도 최대 1년까지 매장 선반에 진열이 가능해지며 유통기한 연장과 맛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던 식품첨가제 등을 넣을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기술을 적용하여 아마존은 궁극적으로 홀푸드에서 판매되는 검증된 유기농 재료로 요리를 하고 새로운 기술로 가공처리한 제품을 오프라인인 홀푸드 매장과 온라인의 아마존을 통해 동시에 판매하는 전략을 구상중이다. 이렇게 되면 “아마존은 고객들에게 홀푸드 매장 방문을 통한 식료품 구매, 바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식재료 배달 서비스, 그리고 이미 요리가 된 상태의 레스토랑 수준의 가공식품 등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디지에코는 강조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새로운 기술이 덴버에 있는 신생 업체에서 싹트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음식 가공처리 기술은 ‘마이크로웨이브 보조 저온 살균(Microwave Assisted Thermal Sterilization, MATS)’ 처리법이라고 하는데 워싱턴 주립대의 연구진이 처음 개발해 지금은 콜로라도 주 덴버에 위치한 915 랩스(Labs)에서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원래 이 기술은 미 국방부가 민간 음식 가공업체와 함께 개발을 의뢰한 것이었다. 또한, 915 랩스는 MATS뿐 아니라 ‘마이크로웨이브 보조 저온 멸균(Microwave Assisted Thermal Pasteurization, MAPS)’도 함께 연구 중에 있다. MATS 처리법은 진공 포장한 음식을 고온의 물과 열을 이용하여 압력을 주면서 주파수 915 MHz의 마이크로웨이브 에너지를 동시에 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음식의 영양소, 색깔, 질감, 맛과 향기 등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 MAPS도 기본적으로는 MATS와 동일하다. MAPS에서는 음식과 음료를 915MHz의 주파수로 70-90도가 될 때까지 10분 동안 가열하여 멸균한다.  이렇게 처리된 음식과 음료는 즉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레스토랑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12주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디지에코의 전망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 기술을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뿐 아니라 반려 동물용 음식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아마존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출시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음식 배달 서비스인 밀키트(Meal Kit) 서비스와 결합될 경우 파급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915 랩스는 지난 5월 이미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의 상용화를 완료한 상태이며 현재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매년 1,000만 개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915랩스에 따르면, 지난 6월에 이미 915 랩스의 기술이 적용된 음식이 아시아 지역에서 시험 출시되었으며, 미국에서는 이르면 올해 말 MATS 기술로 처리된 음식이 출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