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사드·FTA 등 현안 산적

           한국과 미국이 문재인 정부 출범 약 한 달 반만인 6월 말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역대 정부의 첫 한미정상회담 중 가장 이른 시기의 회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약 두 달 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두 달이 약간 못 미치는 시기에 미국 대통령과 첫 대좌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약 두 달 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부 출범 100일을 넘긴 시점에 한미정상회담을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사에서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다”고 밝혀 조기 한미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양국이 이처럼 조기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키로 한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비롯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숙제를 안고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북핵 폐기를 위한 포괄적이고 단계적인 해법을 내놨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혀온 만큼 새 정부에서의 한미정상 간 대북 공조 확인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또, 사드배치 문제를 하루속히 해결해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동시에 국내 갈등을 해소하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사드 문제가 비록 한미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도 연계돼 있지만, 미국에 대한 설득 작업을 우선으로 물꼬를 터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복안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민주국가로서 사드배치가 국민의 공감대가 필요한 사항으로 국회의 동의 비준 절차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무조건적인 배치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사드배치 비용 분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50년 지기 현직 판사가 말하는
내친구 문 대통령은…

           경남중·경남고를 함께 다니며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50년 지기 김정학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진면목을 알려야겠다”며 그와 관련된 일화를 전했다.  16일 김 판사는 소아마비를 앓아 불편한 자신의 책가방을 들고 등교해 문 대통령은 항상 지각생이었다고 털어놨다.  김 판사는 “지각하게 생겼으니 먼저 가라 해도 (문 대통령은) 끝까지 함께 갔다”며 “진짜 가버리면 제 마음이 얼마나 허전할지 알고 지각하는 편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남고 1학년 때 포기했던 소풍을 문 대통령 덕분에 가게 됐던 일화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이 김 판사를 업고 가다 서기를 반복하느라 소풍이 끝나고 나서야 도착했지만, 중간에 도시락을 까먹으며 보낸 시간이 김 판사에게는 최고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김 판사는 “나중에 재인이가 ‘내 키가 조금 더 크고 힘이 셌으면 정학이를 마음껏 업고 갈 텐데’하면서 속으로 울었다고 하더라”는 문 대통령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변호사 개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유가 없을 때였지만 김 판사의 고시공부 비용을 대줬던 것을 이야기하며 “문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난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판사는 문 대통령이 데모로 쫓기던 중에도 평소처럼 바둑을 하며 내색을 하지 않았고, 강제로 특수전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복무할 때에도 “의외로 특전사 체질인가 봐”라며 웃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를 강인하고 낙천적인 친구로 기억했다.  그는 “그 동안 재인이에게 진 빚을 갚을 기회가 없었다”면서 “판사 월급으로 경제적 도움을 줄 수는 없어도 젊을 때 진 빚은 언젠가 폼 나게 갚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판사는 문 대통령에게 민심을 봉합하는 화합정치와 미래 비전 제시, 약자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당부했다.

정유라 담당 고교 교사,‘최순실 폭언’법정 증언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였던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가 다녔던 고교 교사가 법정에서 최씨에게 막말을 들었다며 최씨가 처벌받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이 교사는 최씨의 행패 탓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서울 청담고에서 체육 교사로 근무했던 A씨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수정) 심리로 열린 최씨와 최경희(58) 전 이화여대 총장, 남궁곤(56)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A씨는 “훈련 기간이 짧은 경우 공문을 보내지 말고 개인체험학습 신청을 해 공결 처리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정씨에게 권유했다”고 말했다. 체육특기생은 관련법 등에 따라 연 4회까지만 공결처리를 받을 수 있어서다. A씨는 이후 최씨의 전화를 받았다. 최씨는 “왜 공결 처리가 안 된다는 것이냐”며 A씨에게 따지듯 물었고, A씨는 관련 규정을 설명했다. 그러자 최씨가 “교육부는 내가 알아서 할테니 그냥 해 달라. 못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최씨는 “다른 학교는 다 해주는데 왜 청담고만 안 되냐”고 따졌다고 한다. A씨가 “그렇게 생각되면 그 학교로 전학 가는 수밖에 없다”고 하자 최씨는 “나이가 어려서 아는 것도 없는 게 어디서 시건방지게 말대꾸냐. 애 아빠(정윤회씨)가 알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라고 폭언을 했다고 한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최씨는 A씨가 수업을 하고 있는 도중 학교에 찾아와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최씨는 A씨에게 “너 이리 나와 봐. 빨리 나오라고”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A씨가 “사무실에서 기다려달라”고 하자 최씨는 “어린 것이 어디서 기다리라 말라야”라며 큰소리로 되받아쳤다. 최씨는 이날 법정에서 “애 아빠를 통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제가 선생님과 대화해도 충분한데 그럴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최씨의 변호인도 대화 내용이 공소장에 적힌 점을 문제삼아 증언의 신빙성을 지적했다. A씨는 “그 일이 있은 뒤 다른 선생님들에게 여러 차례 얘기해 거의 외우다시피 한다”며 “잊으려고 했는데 각인이 돼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또 “조사를 받다 보니 계속 생각이 나서 2~3개월 정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며 “지금 담임 업무를 못 받았는데 (아직도) 학부모님들이 전화가 오면 무섭다”고 했다. 특검이 A씨에게 ‘최씨의 처벌을 원하느냐’고 하자 “제 사건 말고도 처벌받을 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제 사건은 처벌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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