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후보자(49, 현 콜로라도주 항소법원 판사)가 기나긴 정치적 논란 끝에 종신직인 대법관에 오르게 됐다. 연방상원은 지난 7일, 본회의를 열어 보수 성향의 고서치 대법관 인준안을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의결했다. 과반인 52석을 보유한 공화당은 이른바 '핵옵션'을 사용, 당론으로 인준을 반대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무력화하고 안건을 단독 처리했다. 핵옵션이란 필리버스터 종결 요건을 찬성 60표에서 단순 과반(51표)으로 낮추는 의사 규칙을 뜻한다. 이로써 지난해 2월 앤터닌 스캘리아 전 대법관 사망 이후 1년 이상 8명으로 운영됐던 미 연방대법원이 14개월만에 9명 체제로 정상화되는 동시에, 진보와 보수가 4 대 4로 팽팽했던 최고 사법부의 이념 구도가 보수 우위로 회귀했다. 또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진보 색채를 보였던 미국의 이념 지형도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입법·행정·사법부의 3대 축이 모두 보수 우위로 바뀌면서 '우향우'로 돌아섰다. 이른 바 공화당 주도의 '통합정부'(the unified government)가 구축된 셈이다. 취임 초기부터 반이민 행정명령의 제동, 러시아 대선 개입 스캔들, '트럼프케어(건강보험법)' 좌초 등으로 타격을 입었던 트럼프 대통령도 반전의 고삐를 쥐고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반이민 행정명령은 이미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정권 초기 최대 스캔들인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도 법의 심판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보수 성향 대법관의 가세는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