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했던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

      2016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공화당 대선 후보 티켓 1장을 거머쥐기 위한 접전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난 10월28일에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에서 제3차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당신의 돈, 당신의 표: 공화당 대선토론회(Your Money, Your Vote: The Republican Presidential Debate)”라는 타이틀이 명명된 이 토론회는 콜로라도 대학과 CNBC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주간 포커스는 대선후보 토론회에 직접 취재를 나가 후끈했던 현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왔다. 공화당에서 대선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도날드 트럼프와 벤 카슨이 전부가 아니다. 무려 36명이 대통령 후보로 등록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중 총 14명이 참가했는데, 눈에 띄는 후보군은 현재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날드 트럼프와 벤 카슨 외에도 젭 부시, 칼리 피오리나, 마르코 루비오 정도이다.  토론회는 총 2회에 나뉘어  진행됐다.  첫번째 토론회는 지지율이 1% 미만인 후보들을 중심으로 1시간동안 펼쳐졌으며, 6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된 두번째 토론회는 도날드 트럼프, 벤 칼슨 박사 외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 팩커드 최고경영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  잔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 10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 경쟁을 벌였다.  이번 토론회는 모든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일자리 성장, 세금, 테크놀러지, 은퇴, 미국의 경제성장 등에 대한 집중적인 질문이 이루어졌다.

트럼프 VS. 카슨, 다소 맥빠진 공방

     막말 공세로 이례적인 인기를 끌며 공화당 대선 후보들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트럼프의 인기 가도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뜻밖에 노련한 정치인이 아닌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벤 카슨이었다. 흑인에다가 정치 경험이 전무한 카슨이 처음 공화당 대선 후보로 등장했을 때 대중은 그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에 열광하던 사람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트럼프의 막말에 대한 피로도가 급증하며, 차분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카슨에게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의 빈민가 출신에서 존스 홉킨스 대학의 최연소, 최초의 흑인 소아신경외과 과장이 된 인간승리의 이야기를 갖춘 카슨은 꾸준히 지지율을 높여가다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를 앞지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다소 맥빠진 공방이 이어졌다. 이민개혁과 외교정책 등 민감한 이슈를 둘러싼 설전을 물론, 후보간의 격한 인신공방까지 벌어졌던 1, 2차 토론회에 비해 열기는 확실히 덜했다. 카슨은 차분한 분위기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했고, 트럼프 역시 카슨에 대한 공격 대신, 국경을 따라 거대한 방벽을 짓고 그 비용을 멕시코 정부에 물리겠다는 등의 기존 공약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

마르코 루비오, 젭 부시 누르고 급부상

      이번 3차 토론회의 가장 큰 수혜자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었다. 루비오는 젭 부시와 3-4위권을 다투는 정도로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3차 토론회에서 작정하고 덤벼든 젭 부시를 가볍게 물리치며 새로운 신진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부시는 루비오를 향해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이다. 당신은 임기 6년의 상원의원 자리에 취임선서를 했다면 투표에 성실히 참여해야 한다”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루비오는 “당신이 이러는 이유가 누군가 나를 공격하는 것이 당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준 모양”이라고 비꼬며 “나는 대통령이 되려고 출마한 것이지, 당신과 싸우려고 나온 것이 아니다”며 부시의 공격을 여유있게 맞받아쳤다. 한편 젭 부시는 이번 토론회에서 발언 시간마저도 6분 8초로 10명의 후보들 가운데 가장 짧았던 것으로 나타나, 3차례 토론회 연속으로 실패를 기록, 지지율에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고갈 직전에 몰린 소셜 시큐리티와 메디케어의 개혁 방안에 대해서도 열띤 공방을 벌였다. 한편, 공화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는 내년 2월1일에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결정된다.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코커스에서 대선행 티켓을 누가 거머쥐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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