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주 남부 클레어몬트카운티 캐년과 플로렌스


    콜로라도주 남부 클레어몬트카운티에 있는 캐년과 플로렌스 타운에는 교도소 11개가 들어서 있다. 연방교도소 4개, 주립교도소 7개가 위치한 캐년과 플로렌스는 이른바‘교정 복합타운’으로 불린다. 두 도시의 인구(캐년 1만6천명, 플로렌스 3천800명)는 2만명도 채 되지 않는다. 두 도시 전체 인구의 38%에 이르는 7천500여명이 재소자들이다. 인구 1인당 재소자수가 미국에서 가장 높다. 특히 플로렌스에는‘로키산맥의 알카트라즈’로 불리는 악명 높은 연방교도소가 있다. 이 교도소에서 9.11 테러 공동 주모자 자카리아스 무사위, 폭탄 테러범‘유나바머’(UnABomber) 시어도어 카진스키, ‘오클라호마 테러범’ 테리 니콜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복역 중이다. 이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평소 화재안전 교육보다는 탈옥범 대처 요령을 터득하는 데 익숙한 편이다. 도시 외곽에서는 교도관들이 감시견을 풀어 탈주범을 체포하는 연습도 종종 눈에 띈다.

    주민 기니 하들리는“이 지역은 안전하다”면서“1976년 말 재소자 5명이 탈옥에 성공한 사례가 있지만, 2000∼2012년 사이에 탈옥한 재소자 50여명은 모두 붙잡혔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여성 재소자들은 교정당국의 허가를 받고 죄수복을 입은 채 도시를 활보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출소한 재소자 100여명이 이 곳을 떠나지 못하고 뿌리를 내리면서 교도관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다. 실제로 도시 내부를 들여다보면 교도소를 휘감고 있는 담벼락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사연들이 묻혀있다. 아이린 밀러는 여성 재소자들이 낳은 아이들을 돌보는‘뉴 호라이즌’(New Horizon)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여성 재소자들이 낳은 아이들 수가 200여명에 이른다. 그는 여성 재소자가 낳은 아이들의 교육과 취업 등을 위한 자선 활동에 나서고 있다. 밀러는 아내 니나와 상의해 3명의 아이를 정식 입양하기도 했다.

    헬리나 다브로우스카는 1988년부터 이 지역에서 하루 숙박비가 55달러인 모텔을 운영하고 있다. 이 모텔의 투숙객들은 대부분 재소자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면회객들이다. 다브로우스카는 숙박업소 일을 하다가 파란만장한 사연을 갖고 있는 재소자 가족들에게 위안을 주는 카운슬러가 됐다. 그녀는 재소자와 그의 약혼자를 옥중 결혼시키는 역할도 맡고 있다. 다브로우스카는 “재소자들이 가석방을 하면 가족들과 함께 찾아주는 게 보람”이라며 “재소자의 약혼녀들은 매우 헌신적인 사람들이다. 사랑의 힘은 참 깊다”고 했다. 클레어몬트카운티 쉐리프인 제임스 바이커는 처음 부임했을 당시 삼엄한 교도소 환경 때문에 적잖게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냉소적이 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재소자들은 속임수에 능하기 때문에 교도관들이 보다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바이커는 그러나 “재소자들 중에는 갱생하려는 사람도 많다”면서 “이들은 공공사업이나 도로 청소, 화재 진압 등에 나서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들이 공동체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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