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지 마비 현상도 보고돼

      콜로라도에서 확산되고 있는 호흡기 질환이 일부 경우에는 소아마비 같은 현상도 보고되고 있어 질환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15개월된 스테파니 도밍게즈는 최근 엔테로 68 바이러스(EV-D68)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그러나 스테파니는 호흡 곤란 뿐만 아니라, 전신마비까지 왔다. 현재 아동병원에서 호흡기에 의존한 채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스테파니가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가족들은 스테파니가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스테파니의 가족들은 의료진들로부터 스테파니가 호흡기의 도움 없이 자가 호흡이 가능할 것인지, 마비증상이 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에 대한 대답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 여자 어린이 역시 왼쪽 팔 일부가 마비됐다. 이 아이의 어머니는 현재 아이가 집중적인 물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댄스 클래스에 다니고 있는 이 여자 어린이는 부자연스러운 팔 때문에 춤을 출 때 팔의 위치를 정확하게 올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전거 핸들도 잘 돌리지 못하는 상태이다. 또 피아노를 칠 때도 왼손은 피아노 건반의 소리가 날 정도로 힘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 여자 어린이의 형제는 가벼운 감기 증상 정도만 앓고 나았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지역을 휩쓸고 있는 엔테로 바이러스의 증상에 신체 마비 증상이 포함된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지면서 신경의학과 의사들도 자료를 수집하고 비교하느라 덩달아 바빠졌다.
감기 증상으로 시작되는 엔테로 68 바이러스는 8월 1일 이후 콜로라도에서 수천명의 아동들이 감염되었으며, 이중 400명 이상이 병원에 심각한 호흡 곤란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나중에 신체 마비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11명의 어린이 환자들의 케이스는 현재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가 풀어야 하는 미스터리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수천명의 어린이 환자 가운데 단 11명만이 마비 증상을 보인다는 것은 이러한 케이스의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낮음을 보여주고 있어 그나마 다행인 셈이다. 현재 11명 어린이 가운데 아동 병원에서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는 어린이는 3명에 불과하다. 11명 가운데 9명은 덴버 지역에 살고 있으며, 1명은 콜로라도의 다른 지역 출신이며, 나머지 한명은 콜로라도 인근의 타주에서 왔다.

     연구 결과, 11명 어린이의 척수에는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아 이 마비 현상이 병변 및 급성 이완마비라는 강력한 증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바이러스성 질병부서의 마크 펠런쉬 박사는 “마비 증상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 아직까지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고백했다. 마비를 유발하는 돌연변이 인자도 발견하지 못했으며, 감염된 아동에게서 특별한 공통점을 발견하지도 못했다.
EV-D68 바이러스는 지난 1962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처음으로 독립된 바이러스로 구분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1987년 이후로 매년 꾸준하게 소수의 어린이들에게 발병해왔다. 그러나 이렇게 대규모로 전국적으로 발생한 전례는 없어 미스터리 바이러스로 불리고 있다. 9월 현재까지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까지 이른 사례는 4건이 보고됐으며, 콜로라도에서는 아직 어린이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한편 이 바이러스는 성인에게도 감염되며, 위트리지의 한 의사는 자신이 치료한 환자들 가운데 2명이 엔테로바이러스의 일조에 감염돼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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