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8.12.14 금 03:19
인기검색어 : 콜로라도, 한인,
> 뉴스 > 생활ㆍ상식 > 지식
     
<명화 이야기>
귀여운 소년의 초상에 삶의 교훈을 담다
2014년 09월 18일 (목) 14:25:17 weeklyfocus weeklyfocus@focuscolorado.net
   
       화려한 빨간 옷을 입은 귀여운 어린이가 다소곳이 서 있다. 뽀얀 피부와 멋진 옷으로 미루어보아 지체 높은 집안에서 고이 기른 아이 같다. 이 아이는 알타미라 백작의 아들인 마누엘 오소리오이다. 부족한 것 모르고 행복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다.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1828)는 아이의 부유한 환경과 천진난만한 표정을 뛰어난 필치로 생생히 잡아냈다. 어린 마누엘 옆에는 입에 명함을 물고 있는 까치, 새장 안에 있는 멋진 새들, 고양이 세마리가 있다. 하지만 부유하게 태어나 부모의 보호를 잘 받고 자란다 해도 세상 일이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아이는 지금 까치를 데리고 놀고 있지만, 그 까치를 세 마리의 고양이가 노려보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언제 저 고양이들이 까치에게 덤벼들지 모르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아이에게도 언제 불행한 일이 닥칠지 모른다.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노라면 기쁘고 즐거운 일뿐 아니라 어렵고 힘든 일도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도 마찬가지다. 빛이 있으면 반드시 어둠이 있기 때문이다. 고야는 불행이 언제든지 저 어둠 속의 고양이들처럼 덮칠지 모르니 방심하지 말라는 암시를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서양 고전회화에서 새는 영혼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이 그림에서 까치와 새장 속의 새는 아이의 영혼과 순수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신비롭고 혁식적인 화가, 감정묘사에 뛰어난 화가로 불리는 고야는 스페인 북부의 작은 시골에서 금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야의 가정은 생계를 꾸리기에도 벅차 생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고야의 미천한 태생은 예술과 예술가들의 화려한 세계로 가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그는 굽힐 줄 모르는 기질과 굳은 의지를 지닌 인물이었다.
고야의 작품은 후기 로코코 시대에는 왕조풍의 화려함과 환락의 허망함을 다룬 작품이 많고
그 후에는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등의 영향으로 독자적인 양식을 형성했다.
고야의 뛰어난 사실성은 특히 아이들을 주제로 한 작품에서 두드러져, 어린 아이 특유의 천진하고 생기 넘치는 모습을 포착하는 데 뛰어난 감각을 보여줬다. 엄격하고 형식적인 자세든, 놀이를 하든, 장난기 어린 모습이든, 그는 아이들을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했다.
고야는 어린아이 초상에서 주로 단순한 배경을 사용했다. 이 작품의 배경도 새장 뒤를 지나가는 선에 의해 바닥과 벽이 구분되는 정도다. 마누엘의 얼굴 주변은 마치 후광이 비치는 것처럼 환하게 표현되어 인물이 더욱 돋보인다. 이처럼 절제된 배경과 의도적인 화면구성은 감상자로 하여금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사랑스러운 어린아이의 모습에 집중하게 만든다. 마누엘의 옆에는 세마리의 고양이가 앉아 있다. 고야의 초상화에는 애완동물이 자주 등장하는데,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아이의 보편적인 특성이 엿보이면서 차분하고 정적인 화면에 한층 활기가 감돈다.

       어린이 주제가 늘 고야의 마음 깊이 있었던 것은 아마 그가 초기에 네 명의 자식들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는 이들도 있다. 고야는 슬하에 여러 자식을 두었지만 일곱 번째 아들 하비에르만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았다. 자식사랑이 지극했던 고야는 마치 자기 아들을 바라보듯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작고 여린 마누엘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고야는 초상화를 그리다가 인물화로 전환해 평생 그림을 그렸다. 그의 작품을 보다 보면 그가 인간의 감정 표현에 있어서 얼마나 능숙함을 과시하는 작가라는 것을 주목할 수 있다. 그의 그림은 어떤 몸짓도 너무 작아서 알아채지 못하는 법이 없다. 어떤 인물의 미묘한 차이나 인상도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옷의 세세한 부분과 다양한 표정에서 나타나는 온갖 미묘한 차이까지도 잘 포착해 낸다.
그는 격동기의 한 복판을 살다간 화가이다. 정치 체제는 군주제에서 공화제로 이행하고, 미술은 세련된 궁정 양식에서 신고전주의에서 다시 낭만주의로 이동했다. 그러나 고야는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작업했던 예술가로, 그 결과 그 시대의 문화나 사조에 동화되지 않은 자신만의 세계가 탄생될 수 있었다.
 


weeklyfocus의 다른기사 보기  
ⓒ 주간포커스(http://www.focuscolorado.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11000 E. Yale Ave. # 201 Aurora, Co 80014 | Tel 303-751-2567 | Fax 303-751-2564 | 발행처US ANP Media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현주
Copyright 2009 주간포커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eklyfocu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