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잡고 벨기에가 러시아 깨면 ‘16강 간다’

        열심히 싸웠다. 최선을 다한 후회없는 경기였다.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의 강팀. 우리보다 38계단이나 높았다. 게다가 ‘짠물 축구’로 유명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버티고 있어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지난 평가전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7일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후반 23분 이근호(상주)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후반 29분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후반에 한 골을 내주지 않았더라면 이길 수도 있었다. 비록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세 번을 이어오던 첫 경기 승리 기록은 중단됐으나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AP통신은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5경기에서 4번 지면서 엉성한 수비에 약점을 드러냈지만 이날 러시아전에서의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준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잘 보완했다. 한국의 자신감은 홍명보 감독을 향한 믿음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침체돼 있던 분위기를 씻고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을 넘어 ‘원정 8강’을 향한 희망을 쏘아올렸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H조에서 벨기에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제 홍명보호의 시선은 22일 알제리전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이 알제리를 꺾고 벨기에에 패한다면 1승1무1패가 된다. 벨기에가 3승을 거두고 러시아가 알제리를 꺾는다면 러시아 역시 1승1무1패가 된다. 알제리는 3패로 탈락이 확정된다. 1승1무1패로 동률이 된다면 골득실을 따지게 되며, 따라서 가급적 많은 점수 차이로 이기고 적은 점수 차이로 패하는 게 좋다.

그러나 러시아가 벨기에와 알제리를 모두 꺾는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오는 23일 경우의 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4시부터 진행되는 한국-알제리의 경기에 앞서 오전 1시부터 벨기에-러시아의 2차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벨기에가 러시아를 꺾어주는 게 바람직스럽지만, 러시아가 벨기에를 꺾는다면 H조는 혼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벨기에-알제리의 경기에서 드러난 알제리의 전력은 ‘두렵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러시아와의 경기에서처럼 활력 넘치고 날카로운 공격을 펼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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