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은 커뮤니티이다”

     다운타운은 도시의 중심이다. 보통 도시가 처음 생길 때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된다. 그래서 다운타운은 번화가의 표상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리는 번화가이기 때문에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하고 노숙자, 교통 체증 등 반갑지 않은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덴버 다운타운도 이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운타운을 변화시키려는 꾸준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젊은 사람들이 다시 다운타운으로 돌아오고 있다. 다운타운에 우후죽순으로 건설되고 있는 콘도와 아파트 등에 거주하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은 물론이고, 주말이면 로도(LoDo)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로어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늘어서 있는 클럽과 술집은 친구들과 모여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젊은이들로 성업 중이다.
덴버 다운타운의 얼굴을 바꾸는 가장 큰 변화는 유니언 스테이션(Union Station)의 재개발이다.
덴버의 중앙 기차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니언 스테이션은 1870년에 건설되기 시작해 1881년 6월1일에 처음 문을 열었다. 그러나 1894년 3월18일에 여자 화장실의 전기누전으로 발생한 화재로 전소되고 만다. 이후 현재 유니언 스테이션 바로 앞쪽의 17번가와 와인쿱 스트리트에 다시 유니언 스테이션을 건설하기 시작, 1906년에 다시 문을 연다. 유니언 스테이션의 플랫폼이었던 자리는 현재 레스토랑 등으로 바뀌었지만, 도로보다 훨씬 높은 위치의 이들 건물들의 모습에는 기차 플랫폼이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2001년부터 덴버시는 유니언 스테이션의 재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부지를 매입하고, 유니언 스테이션을 덴버 교통의 중심지로 탈바꿈하려는 계획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유니언 스테이션에는 112개 객실을 갖춘 크로포드 호텔, 22,000 스퀘어 피트 면적에 10개의 리테일 매장과 레스토랑 아웃렛이 영업하게 되며, 덴버 국제공항까지 연결되는 RTD 전철로 덴버를 드나드는 사람들이 꼭 거쳐야 하는 교통의 중심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3여년간 유니언 스테이션 재개발 공사로 인근의 임시 역사를 이용해왔던 암트랙 캘리포니아 제퍼스 열차는 지난 2월28일에 다시 유니언 스테이션에 정차하기 시작했다. 현재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유니언 스테이션은 올 7월 말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제임스 맥기브니 덴버 명예영사는 현재 개발업체 책임자로 일을 하고 있으며, 유니언 스테이션 바로 옆 빌딩 건설에 지난7-8년간 깊이 관여해왔다. 유니언 스테이션의 재개발과 함께 맞물려 공사가 진행되어온 이 건물은 현재 은행과 보험회사, 오일 회사 등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건물을 보면 현대 건축의 방향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직시할 수가 있다.
맥기브니씨에 따르면, 빌딩은 현대적인 공법을 이용해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에너지 효율적으로 지어졌다. 건물은 24시간 감시 카메라가 작동하며, 건물에서 일을 하는 직원들의 편안한 근무환경을 위해 세심한 신경을 썼다. 딱딱한 큐빅의 공간 옆에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편안한 소파와 키친 공간을 마련했으며, 원목, 대리석 등의 자연 소재를 적극 활용했다. 냉난방에는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사용 중인 VRF(Variable Refrigerant Flow) 시스템을 덴버의 메이저 빌딩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입해 초에너지 효율적인 냉난방 테크놀러지를 실현하고 있다.
맥기브니씨는 “빌딩은 커뮤니티”라고 강조했다. 빌딩 하나가 세워지게 되면 그곳에서 일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이들의 가족들이 서로 한 공간안에서 연결되게 된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건물 하나로 인해 또하나의 커뮤니티가 생성되는 것이다.
다운타운은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유니언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한단계 한단계 다운타운이 발전하게 되면 2년 반 정도 뒤에는 하루에 유니언 스테이션을 175,000명이 통과하게 되는 명실상부한 덴버의 중심지로 부상하게 된다. 
맥기브니씨는 “한인 교민들이 새로 재개발된 유니언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다운타운을 더 즐겼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덴버 다운타운. 맥기브니씨의 말대로 주말에 자녀들의 손을 잡고 RTD 전철을 타고 다운타운을 찾아 새로운 유니언 스테이션도 살펴보고 덴버 다운타운의 명물 거리인 16번가 몰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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