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커뮤니티와의 유쾌한 오찬

      지난 30일 일요일, 연방 제6구역 하원의원 재선을 노리는 마이크 코프만 하원의원(59, 공화당)이 오로라 소재 서울 바비큐 식당에서 한인 커뮤니티와 오찬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코프만 의원을 비롯해 이영길 콜로라도 한인 노인회장, 최효진 덴버광역한인회장, 최태근 콜로라도 스프링스 한인회장, 김현주 주간포커스 사장, 이원재 콜로라도 한인 리커협회장, 마이클 송 덴버광역한인회 고문변호사, 노인회 임수지 전 부회장, 문현순 덴버광역한인회 부회장, 김재경 덴버광역한인회 사무총장, 타일러 샌버그 공화당 선거 캠페인 매니저, 오로라 오그 공화당 아시아 연맹 지역협의회 이사, 라이언 전 새문교회 청년부 리더, 김상주 콜로라도 공화당 위원회 인턴 등이 참석했다.

     코프만 의원은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이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느낌이 각별하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지만, 한인 커뮤니티의 지지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 한인 커뮤니티와의 강한 유대관계를 통해 한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더 나아가 함께 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자리를 기획한 마이클 송 변호사는 “코프만 하원의원에게 다양한 한인 커뮤니티 멤버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코프만 의원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물어봐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요청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소규모 비즈니스 지원 문제와 이민 문제, E-2 비자 문제, 불체자 문제, 그로서리 법안 문제와 같은 콜로라도 한인사회의 현안과 함께  동해 병기 법안, 독도와 같은 한일간 풀어야 할 문제들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최효진 회장은 “이번 선거에 한인들의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다. 작은 것이라도 한인회 차원에서 밀어줄 의향이 있으니, 한인 신문 등을 통한 적극적인 광고 등으로 한인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앞으로도 한인 커뮤니티에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원재 리커협회 회장은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리커 스토어의 사활이 달린 리커 법안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코프만 의원은 리커 법안이 주 자치제와 관련되는 사항인 만큼 본인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지만, 주 상하원 의원들에게 건의해 리커 스토어 주인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밝혔다.
불체자 문제와 관련해 코프만 의원은 “콜로라도는 현재 불체자용 운전면허증 발급이라든지  콜로라도 주민용 할인 대학 등록금 혜택을 허용하는 등 불체자들을 돕는 여러 가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거나 준비 중에 있다. 불법체류가 분명 법을 어기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곳에 거주하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열심히 일해 세금을 내고 있는 불체자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코프만 의원은 조만간 어린 시절에 부모나 친척 손에 이끌려 미국에 온 불체자 청년이 미국에 자원입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이들이군복무를 통해 미국 합법체류 신분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민개혁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프만 의원은 백인이지만 중국에서 태어난 이민자 출신의 어머니와 한국전 참전 용사 출신의 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했다. 태어난 곳은 미조리주 포트 리오나드 우드이지만 오로라 콜팩스 거리 인근에서 자랐고, 고등학교도 오로라 센트럴 고등학교를 다니다 군대에 자원입대해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쳤다. 또 군 예비군으로 근무하면서 콜로라도 대학을졸업했으며, 거의 20년 가까이를 소규모 비즈니스로 부동산 관리 회사를 운영하는 등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라기 보다는 평범한 동네 이웃주민에 가깝다. 지금도 그는 팔순의 노모를 모시고 오로라의 페이스 장로교회를 매주 출석하고 있다.
1994년에 주 상원의원으로, 1998년에 주 재무장관으로 당선돼 2002년에는 연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2005년에 돌연 주 재무장관직을 사임하고 자진해서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으며, 2006년에 만기 제대 후 당시 빌 오웬스 주지사에 의해 남은 재무장관 임기를 채우게 된다. 이후2008년에 미 하원의원에 당선되어 워싱턴 정계로 진출하게 된다. 코프만 의원은 콜로라도는 물론 전국에서 걸프전과 이라크전을 모두 참전한 군인 출신의 유일한 정치인으로 꼽히고 있다.

      코프만 의원은 선거철만 되면 잠깐 얼굴을 비추는 정치인이 아니라, 선거철이든 아니든 커뮤니티와의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모습이돋보인다. 한인 커뮤니티의 행사에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코프만 의원의 대변인이 아니라 코프만 의원 본인이었다. 히스패닉 유권자들과의 더 나은 의사소통을 위해 바쁜 일정 중에서도 1주일에 두시간씩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아프리카 교회에 가서 아프리카계 이민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부른다. 콜팩스의 멕시칸 슈퍼마켓에 들러 스스럼없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아시아계 주민들이장을 보는 H-마트에 연락해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스스로 요청한 것도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직접 귀를 기울이려는 그만의 제스처라고 볼 수 있다.
이날 오찬에서 불고기를 주문한 코프만 의원은 한국식으로 상추에 고기를 싸서 마늘과 고추, 파절이, 쌈장을 넣어 먹는 법을 배웠다. 한입가득 상추쌈을 싸고, 어색한 젓가락질로 김치와 깍두기를 집어 먹던 코프만 의원은 한조각의 고기도 남기지 않고 제대로 한국 음식을 즐겼다. 정치인이라는 경계를 스스럼없이 허물고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그의 모습이 이번 11월 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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