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할머니들에 의해 사망 후 한 시간 안에 발견돼

      오로라의 한 시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갑자기 숨진 할머니가 1시간도 안돼 발견됐다.
고 박진숙(87) 할머니는 지난 3월28일에 평소처럼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할머니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보통 8시10분에서 15분 사이에 도착하던 박 할머니는 시간이 지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이에 같이 커피를 마시기로 한 할머니들이 박 할머니의 집으로 찾아갔고,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어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깨끗하게 샤워를 한 박 할머니는 소파에 앉아 뜨개질을 하던 상태로 그대로 숨져 있었고, 숨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몸도 아직 따뜻한 상태였다.
할머니들은 사우나도 같이 가고, 1주일에 적어도 서너번은 함께 모여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등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왔으며, 열쇠를 잃어버리는 등의 만약을 대비해 서로의 집 열쇠도 보관해왔다.
덕분에 혼자 살던 박 할머니도 숨진 지 30-40분 만에 발견될 수 있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혼자 살던 독거 노인이 사망한 후 며칠, 몇 달, 혹은 몇 년간 발견되지 못해 백골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보도되곤 한다. 박 할머니도 아들이 LA에 살고 있어 혼자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고, 만약 주변 사람들과 왕래가 없었다면 숨진 후에도 오랫동안 방치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타국에 살면서 외롭게 지내기보다 상부상조하며 살아가던 할머니들은 이런 일을 미리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더 큰 비극을 방지할 수 있었던 셈이다.
박 할머니를 처음 발견한 목격자 가운데 한명인 김영자 할머니는 “아직도 박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 당황스럽고 허무하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박 할머니의 아들이자 현재 LA에 거주하고 있는 임석산씨는 “어머니가 평소에도 특별한 지병이 없이 매우 건강하셨고, 실버 대학에서 3-4년간 뜨개질 강사로 일하시는 등 사람들과 잘 어울리셨다. 또 올해 안에 우리가 사는 LA로 모시고 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지난 2월에 시민권도 따고 여권도 신청해놓은 상태였다. 너무 갑자기 돌아가셔서 마지막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 것이 너무 비통하지만, 어머니께서 고통없이 편안하게 돌아가신 것에 위안을 삼겠다”고 전했다.  
박 할머니의 장례예배는 4월3일 목요일 오후5시30분에 영락교회에서 열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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