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재미있는 일화로 B 학생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학생 역시 한국에서 중학교로 유학을 왔는데 태권도에 아주 능한 학생이었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자꾸 놀리는 것을 부모님의 말씀대로 잘 참으면서 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방과 후 학교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학교에서 놀리던 아이들이 버스에서 같이 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놀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B학생은 그 자리에서 태권도 실력을 발휘하여 두 학생을 돌려차기로 걷어 찼다고 합니다. 얼떨결에 생전 보지도 못했을 그림같은 돌려차기에 차여서 넘어진 두 친구들은 겁에 질려서 말도 못하고 비실비실 도망을 갔다고 합니다. 그 뒤로는 학교에 소문이 퍼져서 누구도 이 B학생을 괴롭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듯 왕따나 폭력은 약자를 얏보는데서 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실제 사례는 역시 부주의한 말 한 마디가 발단이 된 경우입니다. 미국에서는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가 바로 인종차별에 관한 말입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흑인을 상대로 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상당한 문제를 초래합니다. 몇 년 전에도 미국의 유명한 라디오 상담자가 흑인 여성의 상담전화를 받으면서, 그 여성의 남편에 대하여 흑인을 비하하는 의미의 영어단어를 몇 차례 언급하여, 결과적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그 단어를 대단히 금기시 하여 누구도 그 단어를 전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다만 N-word라고만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초등학교에 유학을 온 C라는 학생은 학교에서 우연한 상황에서 바로 그 단어를 겁없이 입밖에 내놓았고, 공교롭게도 주변에 있던 흑인 학생이 선생님께 그와 같은 사실을 신고하였습니다. 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이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을 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학생 역시 이곳 학교의 규칙을 잘 모르고, 두려우니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적극 부정하였답니다. 결국 가장 금기시 되는 말을 했다는 것과 거짓말까지 하게 된 것으로 인정되어 학교에서는 그 학생의 문제를 자체적으로 다루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정학처분을 내리고 관련사법기관에 의뢰하여 처벌을 받도록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학교는 언어폭력에 대해서도 대단히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학교 내에서 학생들간에 신체적인 폭력이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때 한국에서 온 학생이 놀린다는 이유로 단순히 밀쳤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 때에 학교에서는 두 아이 모두에 대하여 상당히 심각하게 상담을 하고,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하여 부모들의 다짐을 요구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미국의 학교에서는 누구든지 왕따를 당하든, 폭력을 당하든, 학교에 신고만 하면, 학교는 그 학생을 보호하고, 가해 학생에 대하여 정학 및 퇴학과 외부 사법기관으로의 이첩 등을 포함하는 적법한 조치를 취하기 위하여, 다양한 절차와 과정의 시나리오대로 철저하게 진행합니다. 그것이 학교로서는 학생을 위하는 최선의 방법이며, 학부모로부터의 법적인 책임추궁을 면하는 길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왕따를 시키다 걸리면 학교로부터 왕따를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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