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사범 절반 이상이 징역형 면해

        에린 잭슨(30)은 자신의 자동차로 이스트 콜팩스 애비뉴에서 빨간불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16살짜리 이스트 고등학교 여학생을 치어 크게 다치게 한 후 그 자리에서 도주했다. 그러나 전직 교사인 잭슨은 단 하루만을 감옥에서 보냈을 뿐이다.
잭슨처럼 뺑소니 사고를 내 사람을 크게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들 가운데 많은 수가 징역형을 피해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008년 1월 이후 콜로라도에서 뺑소니 사고로 사람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힌 사람들 가운데 유죄가 확정돼 감옥에 가는 사람의 비율은 절반이 되지 않았다.
잭슨의 경우도 판사가 징역형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지만, 징역형 대신 5년간의 집행 유예와 35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유죄교섭 협상을 통해 덴버 검사들은 통상적으로 2-6년의 실형이 선고되는 4급 중범죄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고 현장을 도주한 처음 기소 사항을 포기하고 5급 범죄로 낮췄다.  또 판사에게 구금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뺑소니로 기소되는 경우는 2008년 이후 콜로라도에서 총 461건이 제출되었다. 그러나 이중 61%에 해당하는 281건이 나중에 기각처분됐다. 동시에 콜로라도 검사들은 사망 사건이 포함된 뺑소니 사건 80건을 제출했으나 이중 31건이 나중에 기각됐다.

      덴버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2008년 이후 심각한 상해를 입힌 후 도주한 뺑소니 사범의 경우 60%가 기각 처분을 받았다. 반면 지난 4년간 보행자를 치는 뺑소니 사범의 수는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잭슨은 지난 2월27일에 데욘드라 브리지맨을 차로 친 후 달아났으며, 19시간이 지난 후에야 경찰에 자수했다. 브리지맨은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었으나, 의사들은 브리지맨의 어머니에게 “딸이 평생 예전처럼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심한 뇌손상을 입은 브리지맨은 지난달 초에 사고 후 처음 말을 시작했다.
검사들은 증거, 상황, 범죄 기록, 반성 여부 등의 사항들이 뺑소니 사범의 케이스를 다른 케이스들과는 구분하게 되며, 일부 경우에는 재판까지 가는 것이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사항들은 종종 재판까지 가기도 전에 유죄 교섭 협상에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08년과 2012년에 입법자들은 사람에게 심각한 중상을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뺑소니 사범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뺑소니 사고에 대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고 6년형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이 형을 다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법이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이 시행되는 일이 적다 보니 “뺑소니를 쳐도 운좋게 검사들과 잘만 이야기하면 풀려날 수 있다”는 안이한 마음가짐을 가진 운전자들에 의해 도로가 무방비로 뚫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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