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는 18살 딸로 드러나

    




          오로라 몰에서 벨라 사진관을 운영하던 한인 여성이 친딸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허윤미(Yun Mi Hoy, 47)씨로 밝혀졌으며, 용의자는 허씨의 딸인 이자벨라 구즈만(Isabella Guzman, 18)으로 알려졌다. 구즈만은 범행 직후 현장을 도주했다가 16시간이 지난 후 인근에 있는 한 빌딩 지하 주차장에서 체포되어 현재 1급 살인 혐의로 보석금 없이 아라파호 카운티 감옥에 구금되어 있다. 구즈만은 경찰의 심문 과정에서 범행을 순순히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월요일에 아라파호 카운티 예비 심리에 체포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구즈만은 오른쪽 손목에 붕대를 감은 채 오렌지색 수의를 입고 있었다.

사건 개요
     지난 8월28일 수요일 밤 10시 5분 경에 오로라 경찰은 2624 S. Lima St.에 있는 한 가정집에서 가족간의 싸움이 일어났다는 911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2층에서 목이 날카로운 흉기에 찔려 심각한 중상을 입은 여성을 발견했으며, 곧 이어 출동한 구급요원들에 의해 이 여성은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용의자로 지목된 딸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사망자 허씨의 남편이자 구즈먼의 양아버지인 라이언 호이(Ryan Hoy)씨였다. 아라파호 카운티 검시관 사무소의 켈리 리어-쿨 박사는 29일 아침에 허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으며, 부검 결과 허씨는 얼굴을 칼로 31차례 찔리고 목을 48차례나 찔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체포 당시 상황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29일 목요일 오전 11시30분 경에 범행 현장이자 구즈만의 집에서 불과 1마일도 떨어지지 않은 2851 S. Parker Rd.소재 빌딩 지하 주차장의 한 차 안에서 “시체”가 있는 것 같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주차장에서 문제의 차량을 발견했지만,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사망자인 허씨의 살인과 관련해 증거 물품 몇점을 발견했으며, 곧 추가 인력을 요청했다. 그때 경찰은 주차장을 떠나고 있는 구즈만을 발견해 사건 발생 16시간 만인 오후 2시 15분에 구즈만을 체포해 오로라 경찰 본부로 이송했다.


용의자 이자벨라 구즈만
     어머니를 살해한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이자벨라 구즈만은 험악한 인상의 일반적인 살인자의 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짧게 이름을 줄여 “이자(Isa)”라고 불려온 구즈만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모델 혹은 미인대회에나 나갈 법한 예쁜 외모의 사진을 올려놓았다. 실제 구즈만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헬로 키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작년에 출연한 한 뮤직비디오의 록 밴드 세트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 등 발랄한 10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처음에 경찰은 구즈만의 인상착의에 대해 5피트 6인치의 키에 130파운드의 몸무게, 어두운 갈색 머리카락과 갈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으며, 도주 당시 반바지와 스포츠 브라만을 하고 있었다고 발표했으나, 다음날 체포된 구즈만은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페이니아 형사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구즈만이 도주 중에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버랜드 고등학교를 다니던 구즈만은 지난 2012년 2월에 학교를 자퇴했다. 체리 크릭 학군 측은 학생 사생활 보호를 들어 왜 학교를 자퇴했는지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범행 동기 및 증거

     현재 오로라 경찰은 구즈만의 유죄를 확증할 수 있는 증거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허씨의 전남편이 “딸과 전처가 자주 싸웠다”고 진술함에 따라, 어머니와의 극심한 갈등과 불화가 범행 동기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건 당시 집에 있었던 구즈만의 양아버지인 라이언 호이씨에 따르면, 허씨와 구즈만의 친부인 로버트 구즈만은 14년 전에 이혼했다. 이후 구즈만은 어머니와 살다가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가 점점 난폭해지면서 7살이 되던 해에 친부에게 보내져 한동안 살기도 했다. 그 이후로 구즈만과 어머니의 관계는 더 악화되었으며, 종종 싸움을 벌였다. 호이씨는 최근 들어 구즈만이 어머니에 대해 더 폭력적이고 위협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8월27일에는 싸움을 벌이던 도중 어머니에게 소리를 지르며 어머니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또 28일 아침에 허씨는 잠든 남편을 깨워 딸이 보낸 이메일을 보여주었다. 그 이메일에는 “네 죄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딸의 위협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딸이 두려워진 허씨는 28일 오후에 경찰에 신고전화를 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구즈만과 만나 “네 엄마가 너를 집에서 쫓아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으며, 구즈만은 경찰과 이야기를 나눈 후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오후 내내 나오지 않았다.
그날 밤 9시30분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허씨는 남편에게 맥도날드에서 산 음식을 건네주며 샤워를 하겠다고 2층 욕실로 올라갔다. 그러나 곧이어 호이씨는 무언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허씨가 남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2층으로 올라간 호이씨는 욕실 문이 약간 열려있고, 샤워기가 켜져 물이 흐르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  호이씨가 문을 열려고 하자 등을 보인 상태인 구즈만은 그대로 등으로 문을 밀어 닫았고 곧 이어 문을 잠궜다. 호이씨는 구즈만이 부인을 폭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즉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휴대전화를 찾아 경찰에 신고했다. 호이씨가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을 때 부인이 “여호와여”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고, 그때 욕실 문이 열렸다. 구즈만은 손에 칼을 들고 정면을 응시한 채 호이씨를 지나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호이씨는 911에다 “부인이 이미 숨진 것 같다”고 말했으며, 911 요원의 요청에 따라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부인에게 CPR을 실시했으나, 경찰이 출동한 당시 허씨는 이미 절명한 상태였다.


이웃주민들의 반응
     허씨가 사는 예일과 파커 길 인근에 위치한 동네는 H 마트까지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비교적 조용하고 평온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반인륜적이고 끔찍한 살인사건에 동네 주민들은 충격에 휩싸인 표정이었다.  그러나 바로 앞집에 사는 줄리 암스트롱씨를 비롯한 이웃들은 허씨의 집에서 자주 싸우는 소리가 났으며, 경찰이 사건이 발생한 수요일 아침과 오후에도 오로라 경찰이 허씨 집을 방문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집 앞에 경찰차를 세우고 현관문으로 걸어가 노크를 했고, 허씨의 남편이자 구즈만의 양아버지가 바깥으로 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경찰이 돌아갔다고 한다.
허씨 집에서 몇집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제리와 쉐런 웹씨 부부 역시 “너무 놀랐다. 허씨와는 많은 얘기는 나누지 않았지만, 좋은 사람 같았다.허씨의 10대 딸은 만나도 인사도 하지 않고 무심히 지나치곤 했지만, 예민한 사춘기 나이라서 그러려니 했다. 겨울이면 몇번 허씨 집 앞 눈을 치워주었고, 그때마다 허씨는 고맙다고 인사를 했었다”고 밝혔다. 제리 웹씨는 수요일 밤의 상황을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새벽에 경찰차의 경광등 불빛이 번쩍이고 아주 시끌시끌했다. 범인이 도주 중이라 그런지 “수색이 진행 중이니 집 바깥으로 나가지 말고 문 단속을 잘하라”는 내용의 경찰 자동 메시지 전화도 왔었다. 그 날은 무슨 일인가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경찰차가 여러 대 허씨 집 앞에 포진해있어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겼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현재 경찰은 구즈만을 상대로 범행 동기 등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조만간 구즈만을 1급 살인혐의로 정식으로 기소하고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허씨의 장례식은 오는 9월10일 토요일 아라파호 로드에 위치한 여호와의 증인 왕국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