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 땐 조이고 풀 땐 풀어야 한다
봄빛이 완연합니다. 몸이 풀어 질대로 풀어지는 계절인지라 무척 고단하지만, 짬나는 시간에 잔디밭에 제일 먼저 찾아온 귀찮은 손님, 민들레와 씀바귀도 뽑고, 나무 가지도 정리하고, 잔디 틈에 박혀 시커멓게 썩어가는 낙옆도 땀을 내며 긁어내었습니다. 어느덧 잔디밭도 환해지고 제 몸도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바이올린의 현이나 키타의 줄도 팽팽하게 당겨놓아야 제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줄을 항상 죄어놓으면 안된다고 하지요. 늘 죄어만 놓으면 결국은 줄이 늘어져 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줄을 팽팽하게 당겨 주는 것을 긴장(tension)이라고 하고, 풀어 놓는 것을 긴장 완화 또는 이완(relaxation)이라고 합니다.
우리 이민자들은 늘 의식은 못하지만 몹시 긴장하며 살고 있습니다. 폴리스를 보아도 예사로 보이지 않고 무섭기가 한량없습니다. 햄버거 하나 시키면서도 ‘제대로 안나오면 어떻게 하나?’하고 은근히 긴장합니다. 전혀 다른 이질감 속에 사는 문화충돌이 있기 때문이지요.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더 어렵게만 느껴지는게 영어고 병원입니다. ‘늙어서 힘없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할까?’ 걱정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민생활은 쉽게 피곤하고 조그만 일을 당해도 극도로 예민하고 감정이 격해집니다. 그 반면에 어떤 일을 힘 있게 추진해야 할 때는 힘이 쏟아져 나오지 못합니다. 마치 늘 조여만 놓고 풀어놓지 않아서 탄력을 잃어버린 바이올린의 현이나 키타 줄과 같은 것이지요. 삶의 모양새가 이래서 사람 사는 맛도 없을 뿐 아니라, 이런 긴장 속에서 질병에 대한 면역이 약해져서 쉽게 건강을 상하기도 합니다. 보험 자체가 스트레스입니다.
계속적인 긴장은 암의 제일 원인이라고 하지요. 늘 팽팽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긴장을 풀어야(relax)하고, 늘 긴장이 풀어져 사는 사람은 긴장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긴장과 완화가 잘 조화되어야 사람은 제 기능도 발휘할 수 있고, 일하며 사는 재미도 느끼며 살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긴장을 풀 수 있을까? 사람의 두뇌는 자기가 하던 일과 정 반대되는 일을 할 때 긴장이 풀어진다고 합니다. 이걸 일컬어 리크레이션(recreation)이라고 하지요.
엄숙한 분들이 춤을 추는 것입니다. 입 다물고 사는 분들이 노래하는 것입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분들이 낚시 하는 것입니다. 움직임이 적은 분들이 운동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삶의 현장에서 한번 떠나보는 것입니다. 예수믿는 성도들이 세상에서나 교회에서나 긴장하다가 하던 일을 멈추고 숲속에 한번 들어가 보는 것입니다. 목사님들도 때때로 목회를 떠나보는 것이 긴장을 푸는 일이지요. 밤낮 목회와 씨름하다가 오늘처럼 잔디밭에 나아가 땀 흘리며 일 할 때 삶의 여유와 깊은 평안을 느낄 수 있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중세 수도원의 전통은 지금까지 수도사들의 묵상과 노동을 겸하고 있습니다. 묵상없이 밥 없고 노동없이 밥 없습니다.
예수님도 수많은 군중들의 환호와 운집속에만 있지 아니하시고 자주 감람산 깊은 숲속에 자신을 숨기셨습니다.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 <다윗>은 시편131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치 아니하고 내 눈이 높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 일과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을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실로 내가 내 심령으로 고요하고 평온케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 어미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중심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나른해지는 봄날에 팽팽하게 하던 일만 계속하고 살면 몸과 마음이 상하기 쉽습니다. 저희 <미주에스라성경통독원>에서는 이번 4월15일(월) 부터 19일(금) 오전까지 록키산 숲속에 있는 아름다운 콘도에서 제12회 성경통독세미나를 실시합니다. 스탭들의 정성어린 섬김속에 춤추며 노래하며 웃으며 성경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여덟 봉우리를 정복하고 내려오는 것이지요. 4박5일의 시간을 내어서 이런 성경여행을 다녀오심도 이민 생활 속에 큰 활력이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