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2012-05-17     김현주 편집국장

콜로라도에서 필자가 신문사에 몸을 담았던 이유는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도 아니었고, 기자로서의 책임감을 통감하고자 시작했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미국에서의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영주권만 받으면 미련없이 신문업계를 떠날 생각이었다. 그러나 체류신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에도 필자는 쉽사리 신문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치사한 소문이 들릴 때마다 이꼴저꼴 안보고 신문사를 떠나 여행이나 하면서 인생을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필자는 오늘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문사 사장은 ‘김현주가 아니다’라는 ‘헛소문’이 파다하게 돌았을 때는 소문을 퍼뜨린 자의 속셈이 너무 허접해 허탈감까지 들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조잡한 동네 소문이 우습기도 했다. 소문의 내용은 이랬다. 포커스 신문사의 사장은 김현주가 아니고 다른 사람인데, 그가 부자여서 부자 신문인 포커스에는 광고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당시엔 정말 힘들게 일구어 놓은 내 신문사를 다른 사람의 소유라고 소문낸 것에 화가 나서, 신문사들 모두에게 비지니스 등록증을 공개할 것을 제안하려 했다. 하지만 알 사람은 다 알기에 그런 생각을 접었다.  

 그러나 여기 덴버 교민들이 그렇게 허술할 리가 없었다. 신뢰도 낮은  몇 사람이 퍼뜨린 소문을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은 더욱 없었다. 더욱이 그 헛소문은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점차 포커스 편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오히려 교민들은 돈이 많은 회사이니 망하지 않을 것이고, 탄탄한 신문사에 광고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 소문 덕분에 더이상 광고를 구걸하러 다닐 필요가 없을 정도로 광고지면은 날로 늘어났다.

 또, 신문사를 운영하면서 그동안 여러번의 고소 협박 편지를 받았다. 물론 이 편지들은 대부분이 같은 사람들에게서 온 편지다. 정작 필자를 고소할 용기도 없으면서, 갖가지 모함으로 얄팍하게 필자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싶은 전략임에 분명하다. 허나 이들은 전략을 바꿀 때도 됐다. 왜냐면 포커스는 이제 소송을 두려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필자가 미처 알지 못하는 말들이 나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필자에게 바로 전달된다.  그렇다면 포커스 신문사를 상대로 이러한 방해 공작들이 나도는 이유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한 단어로 정리해보면 ‘질투’가 아닐까 싶다. 위의 주인공들은 포커스 신문은 창간 6개월 안에 문을 닫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거나 혹은 간절히 바랬던 자들이었다. 그런 그들의 바람이 무산되었으니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 조금이라도 흠집을 내볼 요량이었던 것 같다.

 사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들이 지녔던 그 ‘질투’에 대한 정확한 근원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주 이들이 헛소문까지 내면서 포커스 신문사를 부러워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지난 주말 청소년 문화축제의 본선 티켓을 두고 열린 오디션장에서 그 이유를 정확히 찾은 것 같다.  오디션을 보기 위해 쟁쟁한 실력의 소유자들이 포커스 문화센터를 가득 메웠다. 10세부터 24세까지. 풋풋한 참가자들은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진지하게 노래 연습을 하는가 하면, 함께 온 부모들 또한 긴장감이 역력한 가운데 오디션이 치러졌다. 이렇게 대단한 아이들이 콜로라도에 살고 있다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예선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진심으로 오디션에 임했고, 이들의 자세에 주최측은 오히려 감사해졌다.

 청소년 문화제가 이 정도로 한인사회에 임팩트를 미칠지는 필자도 기대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참가자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연습하는 동안 새로운 도전 정신과 자신감, 그리고 일생일대의 소중한 추억을 가지게 될 것이다. 손녀를 응원할 할아버지, 손자를 응원할 할머니 그리고 부모, 친구, 동료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가 되는 이번 청소년 문화축제는 명실공히 모든 연령대를 위한 콜로라도 최대의 축제가 될 것이다. 그들 인생에 한 획을 남길 수 있는 역할을 포커스 신문사가 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지금 K팝스타 발굴 열기가 대단하다. 이런 시점에서 청소년 문화제는 콜로라도식 K팝스타 경연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그래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도와줄 후원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제 포커스는 우리2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마음적 ‘여유’가 생겼고, 이 여유가 몇몇 사람들에게 포커스를 질투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마도 필자는 오늘, 이 뿌듯한 청소년 문화축제 앞두고 잘난척이 하고 싶었나 보다.  여하튼 이번 행사가 범동포적 의미를 가진 만큼 시기와 질투를 떠나 청소년 대축제에 한마음으로 따뜻한 관심을 보내주길 바란다. 이런 의미에서 콜로라도 동포 여러분을 오는 6월2일에 열리는 청소년 문화축제로 초대하고 싶다. 더불어 동포사회를 위한 포커스의 행보는 그들의 질투에 굴하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편집국장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