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공항 근처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덴버 국제공항 남쪽 터미널에 지어질 1억5300만 달러짜리 웨스틴(Westin) 호텔이 내년 초에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공항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E-470와 펜냐 블러바드 인근에 위치한 125 에이커의 부지에 오로라시가 호텔을 비롯한 대형 위락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게이로드 프로젝트(Gaylord Project)라고 명명된 이 대형 프로젝트는 무려 1,500개 객실을 보유한 호텔과 컨퍼런스 센터를 포함해 쇼핑몰과 서부 개척시대를 테마로 한 각종 위락시설이 들어서게 되어 관광객들은 이 곳에서 숙박과 모든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덴버의 콜로세움에서 매년 개최되어왔던 내셔널 웨스턴 스 탁쇼& 로데오 역시 이 부근으로 옮겨 개최될 예정이고, 오로라시는 이 곳을 콜로라도를 찾는 비즈니스 출장객들과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현재 계획된 공사비용이 8억2400만달러로 어마어마하다.
오로라시가 이런 프로젝트를 내놓다 보니, 호들갑을 떨며 대대적인 론칭쇼까지 벌였던 1억5300만달러짜리 덴버 국제공항의 호텔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초라해보인다. 501개의 객실수도 게이로드와 비교하면 1/3에 불과하고, 공항 패스트렉스 경선철도와 연결되어 다운타운까지 한번에 갈 수 있다는 장점도, 굳이 다운타운까지 가지 않더라도 쇼핑과 문화생활을 호텔 근처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게이로드 프로젝트 앞에서는 빛을 잃고 있다.
현재 오로라시와 함께 세금 감면 및 인센티브 문제를 놓고 조율 중인 게이로드 프로젝트의 주체인 내쉬빌 본사의 게이로드 엔터테인먼트사가 정말 이 프로젝트를 현실로 옮겨놓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덴버시가 게이로드 프로젝트에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덴버 국제공항 관계자들은 뜻하지 않게 반갑지 않은 경쟁자가 생겨 내년 초에 웨스틴 호텔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 불안해졌다. 공항 호텔의 출발은 기상이변이나 비행기 연착 등으로 인해 목적지까지 비행기를 놓친 여행객들에게 편리한 공항내 호텔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컨퍼런스 출장객들을 공항 내 호텔로 유치하려는 계획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만약 공항에서 몇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게이로드 프로젝트가 들어서게 되면, 굳이 재미없는 공항내 호텔에서 비행기 시간만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가까운 게이로드 프로젝트 호텔에 머물며 각종 여가활동을 즐기며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으니 이 프로젝트와 경쟁이 될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덴버에 점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도 아니고 공항 근처에 총 2000개의 객실이 꽉꽉 찰 정도로 관광객들이 북적거릴 것이라는 계산은 환상에 불과하다. 정말 이 두개의 프로젝트가 완공이 된다면 일부 여행객들에게 편리함은 줄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엄청난 금액의 예산을 들여가며 지은 호텔들이 흑자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둘 중 하나는 포기하자. 필자 개인적인 견해로는 현실적으로 볼 때 게이로드 프로젝트가 좀 더 콜로라도에 플로스 요인이 될 것 같지만, 덴버시나 오로라시나 둘 다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으니 누구 하나가 돈 문제를 들어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지도 모른다. 아까도 말했듯이 게이로드 프로젝트가 정말 실현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니 좀더 기다려봐야겠다. 하지만 정말 공항 근처에 동시에 대형 호텔 프로젝트 2개는 아니올시다이다. 덴버 국제공항이나 그 인근 공터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 것도 아니면서, 이 불경기에 2,000개 객실 대형 호텔 건설이 웬말이냐 말이다. <이하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