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동성결혼 판결 뒤집기 시도 ‘각하’ … 폴리스 주지사 반겨
연방대법원이 전국적 동성결혼 보장 판결을 뒤집으려는 시도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덴버 폭스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켄터키주 전 카운티 서기관 킴 데이비스가 직접 연방대법원에 제기한 것으로, 그녀는 자신이 결혼 허가를 거부했던 동성 커플에게 배상 판결을 내린 2015년의 역사적 판례 ‘오버거펠 대 호지스(Obergefell v. Hodges)’를 폐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판례는 사실상 미전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결정이었다.
판결 10주년이었던 지난 6월 기념 행사를 치른 지 불과 몇 달 만에 콜로라도 주민들은 이번 대법원의 각하 결정을 다시한번 축하했다. 제러드 폴리스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오늘 대법원이 동성결혼 금지를 다룬 사건을 심리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사랑은 사랑이다’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를 위한 콜로라도를 만들고 있으며 법 아래 평등을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콜로라도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헌법에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조항이 남아 있었지만, 이는 효력을 잃은 상태였다. 올해 초 주의회는 해당 금지 규정을 법전에서도 공식 삭제했다. 동성결혼 옹호자들은 2022년 보수 성향이 다수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하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은 뒤, 오버거펠 판례의 향방에도 불안감을 드러내왔다. 당시 대법관 클래런스 토머스는 동의 의견서에서 “다음으로 재검토해야 할 판례”로 오버거펠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덴버의 성소수자 단체 ‘더 센터 온 콜팩스(The Center on Colfax)’의 킴 살바지오 대표는 이번 각하 결정을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걸음”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7일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정책, 즉 연방 신분서류상에서 출생시 성별 이외의 성 정정을 금지한 결정을 유지한 점을 지적하며 성소수자 공동체의 연대를 강조했다. 연방대법원은 7일 판결문에서 “연방정부는 단지 ‘역사적 사실(historical fact)’을 확인할 뿐, 누구에게도 차별적 대우를 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출생시 성별만을 공식 문서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을 정당화했다.
한편, 콜로라도주는 주정부 발급 서류에서 성별 표기를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남·여 외에 ‘X’로 표시하는 비이분법적 성 정체성 표기도 가능하다.
<이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