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한인 합창단 20주년 기념연주회 성료

노래로 이어온 희망과 화합의 여정

2025-11-07     김경진 기자

콜로라도주 한인사회에서 음악으로 위로와 희망을 전해온 콜로라도 한인 합창단(Colorado Korean Chorus/CKC, 지휘 김태현, 단장 손순희)이 지난 11월 2일 오후 4시, Bethany Lutheran Church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음악회를 성대히 개최했다. 단장인 손순희 씨는 인사말을 통해 “콜로라도 한인 합창단이 걸어온 발자취는 우리를 음악의 힘으로 단결시켜주었고, 지역사회와의 협업도 가능하게 해주었다. 눈부신 역사를 영광으로 삼아 앞으로 더 큰 발전을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음악회는 크게 두 무대로 나뉘었다. 첫 번째 무대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50회를 넘는 연주회를 통해 선별된 주요 작품들을 메들리 형식으로 무대에 올렸다. 두 번째 무대는 창단 20주년을 기념하여 위촉된 작곡가 오용철 님의 신작 『아메리랑 Amerirang』이 연주되었다. 한국과 미국의 정서를 대표하는 민요, 대중음악 등을 소재로 하여, 솔리스트·오케스트라·합창단이 모두 함께 무대에 올랐다.

첫 무대에서는 다음과 같은 곡들을 연주했다. 콜로라도 한인 합창단(CKC)은 지난 20년 간의 무대를 회상하며, 페스티발 상투스/글로리아 B단조 미사곡/사랑의 계절/주께서 말씀하시다/축복/세노야/언약의 기도/글로리아 AILM 미사곡/다이나마이트/~라구요/앤가나 등을 합창했다. 이어서 솔리스트 무대가 이어졌으며, 소프라노 클로이 스컬, 테너 이임수, 소프라노 임희경, 알토 마거릿 오자키 그레이브스, 테너 김종윤, 베이스 나단 제센이 4중창 무대를 펼쳤다.

또, 시카고 전통예술원을 초빙해, ‘시나위’ 연주가 있었다. 연주자들의 즉흥적 선율과 호흡을 통해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한국 전통합주 형식인 시나위는 우리 가락의 깊이와 즉흥적 에너지가 공존하는 한국 음악의 다채로움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이어 테너 진철민이 『그리운 금강산』, 『남 몰래 흐르는 눈물』,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소프라노 이지민씨는 『너무나 뜨겁게 입맞춤하는 내 입술』, 오페레타 『지우티타』를 각각 노래했다. 피날레는 소프라노 이지민, 테너 진철민, 그리고 CKC 합창단이 함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합창한 뒤, 20주년 위촉작품 “아메리랑(Amerirang)”의 세계초연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반주는 덴버 메트로폴리탄 주립대학교에 피아노를  전공한 피아니스트 허지연 씨가 맡았다. 특히 오케스트라에는 콜로라도 지역 한인 학생들(4학년부터 12학년)도 다수 연주자로 참여해 세대 간 음악적 연대 또한 엿볼 수 있었다.

CKC는 2005년 콜로라도 한인사회의 소수 합창 애호가들이 모여 창단되었으며, 이후 오랜 전통의 콜로라도 한인 커뮤니티 대표 합창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의 문화유산과 음악적 유산을 미국 지역사회에 소개하는 것이 사명이다. 회원들은 소상인, 예술가, 교사, 주부, 목사, 상담사, 회계사,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 엔지니어, 부동산 중개인, 금융분석가, 은퇴자 등 매우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노래를 통해 하나로 모였다. 지역 학교들과의 교류를 통해 음악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을 모집하고 CKC 콘서트에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했으며, 팬데믹 시기에는 의료 종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희망의 날개> 콘서트, 한국전쟁 휴전 70주년 기념 <한국이 당신을 기억합니다> 콘서트 등 지역사회와의 연계 행사도 활발히 진행해왔다.

 이번 20주년 음악회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콜로라도 한인사회 내 음악문화의 성숙과 지역사회와의 협업을 보여주는 상징적 자리였다. 특히 한인 2세 및 다문화 자녀들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주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단장 손순희 씨의 말처럼, “눈부신 역사를 영광으로 삼아 앞으로 더 큰 발전을 기대”하는 CKC의 앞날이 기대된다. 이번 20주년을 기점으로 한인합창단의 다음 20년을 향해, 지역사회와 함께 노래하며 더 넓은 문화적 지평을 열어가길 바란다.                                     

 <김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