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주 최대 민간은행 ‘퍼스트뱅크’
PNC 파이낸셜 41억달러 인수 제안 수용
합병성사시 덴버지역 최대 은행그룹 부상
콜로라도 최대의 민간 소유 은행인 퍼스트뱅크(FirstBank)가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대형 지역은행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인수 제안을 수용했다고 덴버 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PNC는 41억 달러 규모의 현금 및 주식으로 레이크우드에 본사를 둔 퍼스트뱅크를 인수한다. 퍼스트뱅크는 1963년 설립 이후 자산 268억 달러, 95개 지점 규모로 성장해왔다. 케빈 클래슨(Kevin Classen) 퍼스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매우 매력적인 기회”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난 수십년간 퍼스트뱅크는 보수적 경영 원칙으로 지역 경쟁자들이 무너질 때에도 살아남았다. 독립성을 유지하며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고, 대표적으로 비영리단체 모금 캠페인 ‘콜로라도 기브스 데이(Colorado Gives Day)’를 창립해 지금까지 5억 달러의 기부를 이끌어냈다. 2007년에는 애리조나 시장에 진출해 13개 지점을 열기도 했다.
클래슨 CEO는 최근 금융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큰 규모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해졌지만, 퍼스트뱅크는 아무 은행과도 합병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PNC는 지역 중심 의사결정과 지역사회 참여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 특히 기업금융 부문에서 서비스 폭을 넓히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클래슨은 또 “우리는 ‘착한 은행(Banking for Good)’이라는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거래가 완료되면 PNC의 콜로라도 지역 대표이자 애리조나와 유타주를 총괄하는 마운틴 테리토리 임원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PNC는 1983년 피츠버그 내셔널 코퍼레이션과 프로비던트 내셔널 코퍼레이션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현재 자산 규모는 5,590억 달러에 달하며, 약 2,30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소비자 및 기업금융을 두루 다루는 중대형 은행으로, 미국 4대 대형은행(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웰스파고)보다는 작지만 대부분의 지역은행보다 크기 때문에 ‘슈퍼 리저널(super-regional)’로 불린다.
윌리엄 S. 뎀책(William S. Demchak) PNC 회장 겸 CEO는 “퍼스트뱅크는 창립자와 경영진, 직원들이 세대를 거쳐 일궈온 콜로라도의 대표 은행이다. 탄탄한 예금 기반, 독보적인 지점망, 애리조나에서의 성장세, 지역사회와의 신뢰 관계는 이상적인 파트너십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PNC는 2017년 덴버 시장에 진입했으며, 2021년에는 스페인 대형은행 BBVA의 미국 법인인 콤파스 뱅크를 인수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콜로라도에 30개 지점을 운영 중인 PNC는 장기적으로 200개 지점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퍼스트뱅크 인수가 그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뎀착 회장은 밝혔다.
이번 인수로 PNC는 예금 규모 기준으로 콜로라도 주내 12위 은행에서 웰스파고에 이어 2위로 도약한다. 지점수는 120개로 늘어나며, 소비자 예금 점유율 20%, 지점 점유율 13%로 덴버 메트로 지역 최대 은행그룹이 된다.
이에 따라 덴버는 PNC의 소비자 예금 점유율 기준 5대 핵심 시장이자 주요 전략 거점으로 부상한다. PNC는 퍼스트뱅크 고객에게 기업금융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해 제공할 계획이다. 뎀책 회장은 “퍼스트뱅크의 강점을 계승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않았다면 이 거래를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퍼스트뱅크는 동급 은행들과 달리 경영진과 직원들의 지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배당 지급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해왔다.
기존 투자자들은 인수 대금으로 12억 달러 현금 또는 PNC가 배정한 1,390만주 중 선택할 수 있다. PNC의 시가총액은 805억 달러로, 소수 주주가 거대 금융기관의 일부로 편입되는 대신 상장 주식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PNC 경영진은 퍼스트뱅크의 콜로라도와 애리조나 지점을 폐쇄하거나 현 직원 감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PNC는 퍼스트뱅크가 이어온 지역사회 투자와 자선 활동도 계속 지원할 방침이다. PNC는 이미 850억 달러 이상을 지역사회에 투자했으며, 이 가운데 34억 달러가 콜로라도와 애리조나에서 주택 공급, 경제 개발, 소상공인 지원 등에 쓰였다. 또 5억 달러 규모의 ‘그로우 업 그레이트(Grow Up Great)’ 프로그램을 통해 5세 미만 아동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이번 인수는 2026년 초 마무리될 예정이며, 거래 완료 후 지점과 브랜드 전환도 곧바로 이뤄질 계획이라고 뎀책 회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