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콜로라도에 온다
오는 10월 18일, 콜로라도 홈구장에 세계적인 축구스타 손흥민 선수가 선다. LAFC 유니폼을 입고 콜로라도 래피드스와 맞붙는 이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한인사회가 하나 되어, 같은 구역에 모여 응원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순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콜로라도 한미 청소년 문화재단과 주간포커스가 함께 한다. 올해 손흥민의 콜로라도 원정 경기는 단 한번 뿐이다.
손흥민 선수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써온 ‘살아 있는 레전드’다.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손웅정 씨의 철저한 훈련을 받으며 축구와 인생의 기본기를 배웠다. 또래 선수들이 유소년 클럽을 통해 체계적인 훈련을 받을 때, 손흥민은 아버지의 지도를 받으며 공을 다루는 기술과 자기 관리 습관을 철저히 몸에 익혔다. 이 과정에서 형 손흥윤과 함께 끊임없는 연습 경기를 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갔다.
그의 도전 정신은 열여섯 살에 독일로 건너가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언어와 문화가 낯선 곳에서, 그는 함부르크 SV 유소년 팀에서 뛰며 성장했고, 2010년 불과 18세 나이에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며 독일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챔피언스리그 무대까지 경험하며 빠른 발과 양발 슈팅 능력을 세계에 증명했다.
2015년,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우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다. 초반에는 적응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곧 특유의 성실함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2021-22 시즌에는 무려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골든부트)을 수상, 세계 축구사에 길이 남을 발자취를 남겼다.
국가대표로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월드컵, 아시안컵, 올림픽 등 굵직한 무대에서 늘 중심에 서 있었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안와 골절 부상에도 불구하고 보호 마스크를 쓰고 끝까지 뛰며 ‘투혼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히 뛰어난 기량을 넘어, 동료와 팬들의 존경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빠른 스피드와 양발 슈팅, 겸손한 태도까지 갖춘 완벽한 선수”라는 평가는 축구계와 팬들 사이에서 이미 오래된 수식어다. 영국 언론은 그를 “토트넘의 아이콘”, 한국 팬들은 “손샤인”이라 부른다. 이제 그는 독일과 잉글랜드를 거쳐, 미국 MLS에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손흥민 선수는 지난 6일, 로스앤젤레스 LAFC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입단 후 사흘 만에 치른 시카고 데뷔전부터 손흥민은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시카고 솔저 필드에 열린 시카고 파이어(Chicago Fire) 를 상대로 한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이끌어내며 2-2 무승부를 기록, 패배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두 번째 경기는 매사추세츠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잉글랜드 레볼루션(New England Revolution)과의 원정경기였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었고, 어시스트로 팀의 첫 번째 득점에 도움을 주면서, 경기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되었다. 현지 해설자는 “퍼펙트 젠틀맨”이라고 찬사를 보냈고, 감독은 “그는 단순한 전력 보강이 아닌 팀의 리더”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금 그의 유니폼은 전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하며 메시·호날두와 나란히 서 있다. 아니 미국에서의 인기는 오히려 손흥민 더 높아 보인다.
우리는 2002년 월드컵 8강 신화를 잊지 않았다. 거리마다 붉은 물결이 넘실대고, 낯선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쳤던 순간은 지금도 가슴을 벅차게 한다. 그때처럼, 손흥민 선수의 콜로라도 원정 경기를 한인사회가 한마음으로 응원한다면 승패를 넘어 또 다른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뛰지만, 관중석의 응원은 바로 우리의 몫이다.
손흥민은 혼자 뛰는 선수가 아니다. 그라운드 위의 열정은 관중석의 목소리와 만나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우리가 보내는 함성과 박수, 붉은 물결로 물든 관중석은 선수에게는 날개가 되고, 콜로라도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인의 단합과 열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이다.
콜로라도에 거주하기 때문에 래피드스를 응원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접어도 된다. 래피드스 측도 우리가 경기장을 찾아 손흥민을 열심히 응원해 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맙게도 손흥민이 경기하는 날에 맞춰 한국의 날을 지정해주었다.
이번 손흥민 경기는 단순한 축구경기라는 의미를 넘어, 교민사회, 1세대와 2세대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한국인의 자긍심을 공유하는 특별한 축제가 될 것 같다. 자녀들에게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한국인이 이렇게 당당히 서 있다”는 살아있는 교과서가 될 것이고, 어른 세대에게는“조국의 이름을 알리는 또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현재 손흥민의 경기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한국인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의 열광 속에 매진 행렬을 만들어내고 있다. 손흥민의 플레이는 이미 세계적이지만,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모일 때 그 가치와 의미는 배가된다. 주간포커스에서 티켓을 구입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구입해서라도 모두 함께 손흥민을 응원하는 날이 되길 바란다. 오는 10월 18일, 콜로라도에서 울려 퍼질 “대한민국”의 함성은 우리 모두에게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발행인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