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핑·외식도 불안하다”… 한인 상권 ‘직격탄’
한인타운 치안 불안에‘저녁장사’포기 속출
“불안해서 저녁 장사를 포기했어요. 고객들이 사라지면서 문을 열어봤자 직원 인건비도 안 나옵니다”
연방 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에 시위하는 전국 차원의 ‘노 킹스 데시’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진 지난 14일 LA 한인타운은 평소보다 썰렁했다. 메모리얼 데이 이후 여름 바캉스 시즌을 맞아 예년 같으면 주말 고객들로 붐빌 LA 한인타운이 시위에 따른 주민들의 치안 불안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인들은 지난 11일 밤과 같이 시위대가 LA 한인타운에 또 다시 대거 몰려올 것을 우려해 외출을 자제했고 많은 한인 업소들이 주말 저녁 장사를 포기하고 문을 일찍 닫았다. 주말 낮 시간대에 길거리를 활보하던 히스패닉과 한인 노인들도 사라지고 타운 내 업소들과 식당들은 평소보다 고객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인 업체들은 소비는 심리인데 소비자들이 편하게 외출해 외식하고 샤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라며 단속과 시위가 지속될 경우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한인타운에서 폐업이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인고객 뿐만 아니라 타운의 핵심 소비층인 히스패닉과 백인 등 타인종들도 외출과 샤핑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연방정부 청사와 법원들이 몰린 LA 다운타운은 대규모 시위의 중심지로 변모했고 ‘야근 통금령’까지 발령되면서 업소들은 막심한 매출 급감을 겪고 있다.
다운타운 ‘리틀도쿄’ 지역에서 영업하는 한 한인 식당 업주는 “매출이 이전보다 50%이상 급감했다”며 “저녁에는 고객도 없고 치안이 불안해 며칠 째 문을 일찍 닫고 저녁 장사를 포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리틀 도쿄는 지난 10년간 대대적인 재개발과 상권 활성화로 한인과 일본인, 중국인과 미국인들이 방문하는 인기 지역지로 변모했지만 이번 시위 사태에서 관공서들이 몰려있는 ‘지리적 핸디캡’을 노출하고 있다.
한인사회는 최근 상황에 제2의 4.29 사태 악몽 재현까지 우려된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밤 한인타운 시위의 경우 경찰들이 대거 출동하며 한인 업소들의 약탈 등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지만 한인들은 경찰이 향후 대규모 한인타운 시위를 진압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LA 시에서 소매 업계가 가장 활성화돼 있는 한인타운은 항상 시위대들의 약탈과 방화 위협에 노출돼 있다. 남가주 경제를 지탱하는 관광 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관광사들은 할리웃과 다운타운 등 인기 관광지 관광 및 버스 스톱을 중단하는 등 관광 상품 일정까지 조정하고 있다. 한인 관광사들은 LA를 방문하는 한국인들도 시위사태에 따른 불안감에 LA 방문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